대한성서공회가 창립 120주년을 맞았다. 대한성서공회는 지난 120년 동안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 민족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전하기 위해 성경을 번역하고 반포해 왔다. 서구에 비해 짧은 역사 임에도 국내는 물론 세계 다른 나라들의 성서 반포를 선도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120년 역사는 매우 의미가 크다.

한국의 성서사업은 1895년 영국성서공회 한국지부가 서울에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성경이 번역, 출판, 보급되어 한국교회 신앙의 토대를 이뤘으며, 성경중심의 교회를 정립하는데 기여해 왔다. 또 성경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성경을 보급한 것이 아니라 한글을 읽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면서까지 성경을 보급해왔다. 한국교회가 13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지금과 같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성서공회를 통해 성서가 널리 보급돼 많은 이들의 삶에 깊은 영향을 끼쳐왔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라’는 말씀을 따라 모든 종족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달려온 아름다운 역사이다.

외국 성서공회의 도움으로 시작된 성서 반포 사업은 이제 거꾸로 전 세계에 성서를 반포하며 성서보급의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가고 있다. 매년 해외 120여 개국에 약 690만부의 성경을 보급하고 있다. 해외성서를 제작하여 보급한 누계가 1억 5000만부를 넘어섰다. 이는 전 세계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성경 반포 1위에 해당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한성서공회는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새로운 글로벌 성서출판의 모델을 창출했다. 세계 여러 성서공회들은 대한성서공회에서 제작한 성서를 본보기나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성경의 디지털화와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는 일도 대한성서공회의 몫이 될 정도로 우리나라 성서반포 사업은 글로벌화 되었다.

대한성서공회 120주년을 맞아 우리는 믿음의 유산으로 물려받은 성경의 중요성을 되새겨야 한다. 무엇보다 다시 ‘성서로 돌아가야 된다’는 명제를 깊이 되새겨야 한다. 복음전도의 사명은 단 한 번의 선포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성경을 통해 그리스도와의 지속적인 만남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복음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성경 말씀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그리스도를 제대로 만날 수 없을 것이다. 그리스도인 모두가 성경과 가까워지는 신앙인의 삶을 살아가도록 성서 반포와 보급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대한성서공회는 이를 위해 시대에 맞는 성서 보급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성경의 진리는 변함이 없지만 진리를 표현하는 시대의 언어는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언어와 문화의 변화에 따라 거기에 맞는 성경을 보급해야 한다. 지금까지도 이런 변화에 충실하였지만 더 많은 사람이 성경을 접할 수 있도록 뉴미디어 시대에 걸맞은 성경을 끊임없이 연구, 개발하는 것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매체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것처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팟캐스트 등 우리 생활의 가까이에서 성경 말씀을 읽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성서는 최초의 책이자 최후의 책이 되어야 하기에 어떤 시대에도 통하는 성서의 그릇을 만드는 일은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러한 열의와 노력으로 성서를 가까이 할 때 우리 신앙생활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이와 함께 성경은 한국교회 일치와 연합의 중심 역할도 해오고 있다. 대한성서공회는 한 세기가 넘는 동안 교파를 초월한 유일한 한국교회 연합기구다. 성서사업을 통해 교회 일치 정신을 구현한 것이다. 한국교회가 이처럼 하나의 성경을, 하나된 마음으로 전하는 전통을 더욱 계승 발전시키도록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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