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F외환위기 이후의 한국사회의 총체적 변화를 어느 사회학자는 이렇게 진단했다 “금융자본의 지배력 강화, 재벌의 시장 점유율 증대, 조기퇴직의 일반화와 실업률의 증가, 비정규직의 증가,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의 약화 초래, 대학의 운영은 기업화되었고, 비판적 지식인은 소멸했으며 대학 진학률은 증가했지만 청년실업이 증가하면서 88만 원 세대라는 말이 나왔고 젊은이들에게는 대기업체 정규직이 꿈이 되어버렸다.”(정수복·사회를 말하는 사회)

▨… 제2차세계대전 이후에 독립한 나라로서는 유례가 없을 만큼 경제적, 정치적 발전을 이뤄내 이제는 선진국 대열에 당당하게 합류하게 되었다고 그 성취감을 즐기는 사이에 우리사회는 시장의 논리와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비인간적인 사회로 굴러떨어지고 있음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물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약육강식, 승자독식이 경제뿐만 아니라 교회까지도 삼키는 현상이 점차 보편화하고 있지는 않는가도 물어야 한다.

▨… 통계청에 의하면 한국의 개신교인 수는 약 18.3퍼센트라고 한다. 전체 인구에 대비하면 약 1000만 명이 개신교인인 셈이다. 개신교가 이 땅에 들어온 지 겨우 100년 남짓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교회의 성장은 경제, 정치의 발전 못지않았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와 같은 교회의 성장은 개신교의 선교역사상 유례가 없다고 교회사가들은 입을 모은다.

▨… 그러나 목회 현직의 어느 목사는, 교인 1000만 명의 초고속 교회성장을 “누워서 침뱉기”라고 풀이한 적이 있다(김기석·하느님은 밥이시다) 빛의 종교인 기독교의 교인(회) 수가 그렇게 늘어났다면 이 나라의 어두운 구석들이 그만큼 밝아지고 어둠에 눌렸던 영혼들이 해방되는 일이 일어나야 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요컨대 비인간화하는 사회를 조금도 순화하지 못하면서 교회 성장 운운하는 것은 교회의 자기모순을 드러낼뿐이라는 자조였다.

▨… 비종교인 대학생 가운데 앞으로 기독교에 입문할 가능성이 있는 학생은 5퍼센트 정도일 것이라는 보도다.(본지 제1017호) 많은 대학생들이 기독교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거부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비인간화하고 있는 사회에서 교회가  성장만 추구하며 져야 할 십자가를 계속 외면한다면 교회 역시 비인간화에의 길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미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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