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대·하이델베르크대 2015 국제학술대회

▲ 서울신학대학교에서 11월 13~14일 '동양과 서양의 평화 이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서울신학대학교(총장 유석성 박사)는 독일의 명문 하이델베르크대학교와 지난 11월 13~14일 성결인의집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동양과 서양의 평화 이해’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과 독일 양국의 신학자들이 동양과 서양에서 주장했던 평화론에 대해 살폈다.

기조발제한 유석성 총장은 안중근 의사가 주장했던 동양평화론에 대해 강연했다. 유 총장은 “최근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 문제는 심각한 상태”라며 “안중근이 꿈꿨던 동양평화론의 이상과 실천 과제는 바로 우리와 다음 세대에게 남겨진 것으로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평화를 위해 일하는 ‘피스메이커’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안중근 의사의 삶을 ‘나라의 독립을 위한 나라사랑’, ‘동양평화를 위한 헌신의 삶’ 등 두 가지로 요약했다. 그는 “안중근 의사가 주장한 ‘동양평화론’은 동아시아를 침략한 일본의 잘못을 지적하고 철저한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총장은 “안중근 의사는 법정에서 ‘사람을 죽이는 것은 가톨릭에서 죄악이 아닌가’ 하는 물음에 ‘평화로운 남의 나라를 탈취하고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데도 수수방관하는 것은 죄악이 되므로 나는 그 죄악을 제거했다’고 답했다”며 “이 문제는 전쟁 중 수행한 일과 ‘정당방위’, ‘저항권’ 입장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평화를 위해 안중근 의사가 주는 시사점은 크다”며 “우리는 한반도 평화 없이 동아시아 평화가 없고, 동아시아의 평화 없이 전 세계의 평화도 요원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하엘 벨커 교수는 임마누엘 칸트의 역작 ‘영원한 평화를 위하여’를 중심으로 그의 평화론을 분석했다. 벨커 교수에 따르면 칸트는 오직 법과 이념과 실천을 따르는 사상적·정치적 노력들만이 평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벨커 교수는 “칸트는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격언 대신 ‘평화를 원한다면, 정의를 챙기라’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즉 폭력과 무기의 힘이 아니라, 법에 복종하는 동시에 법을 지지하는 정치의 힘이 근본적으로 전쟁을 배제하고 평화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벨커 교수는 또 “칸트는 저항권을 비폭력적이고 도덕적·법률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제안할 것을 주장했다”며 “칸트는 작고 연약한 국가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연맹과 국제법 제정을 주장하며 이를 위한 도덕적·법률적·정치적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오후 집중강연에서는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만프레드 외밍 교수가 ‘전쟁과 평화 사이: 구약의 다윗 전통의 내부적 발전 논리에 대한 연구’, 페터 람페 교수가 ‘로마의 평화에 대한 이상의 배경에서 바라본 초기 그리스도교의 평화’를 각각 발표했다.

필립 슈퇴르거 교수는 ‘모든 이성을 넘어서 있는 하나님의 평화에 대하여 바르트와 몰트만에 대한 답변’, 최상용 전 주일대사가 ‘동아시아의 평화와 한중일 협력’을 각각 집중 강연했다. 학술대회 이틀째인 14일에는 ‘동양과 서양에서의 평화’를 주제로 두 차례 종합토론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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