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으로 국론 분열이 심각하다. 역사는 국민에게 자부심을 주고, 우리 사회를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역사의 문제로 오히려 사회가 양분되고 있어 안타깝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시정연설에서 ‘우리 근현대사에 대한 자긍심’, ‘올바르고 균형잡힌 교과서’를 위해서는 국정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지만 제1야당은 야권과 시민단체와 연합해 국정화 저지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전교조를 중심으로 한 교사들도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동의하지 않는다. 기독교계는 국정화 찬반으로 진보와 보수 교단 및 기관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금은 우리가 서로 싸우고 다툴 때가 아니다. 경제와 민생, 청년 일자리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인데,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과연 국력을 대거 쏟아 부어야 할 사안인지 의문스럽다. 유감스럽게도 이 문제로 대통령이 강조한 민생과 경제, 청년실업 등 산적한 국정 과제가 뒷전이 됐다.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이보다 급하거나 중요하다고 볼 수 없다. 대국민 설득이나 충분한 여론수렴, 토론 이후 국민적인 동의를 얻어 추진해도 늦지 않는 일이다.

국론이 분열될 수록 토론과 합의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사회는 더 깊은 갈등과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타협과 중재는 기독교가 가장 중시하는 가치 중 하나이다. 나라가 어지러울 수록 기독교는 충돌하고 있는 세력들의 화해자 역할을 해야 한다. 역사 교과서에서 기독교의 역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을 바로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분열과 다툼이 있는 곳에 평화를 전하는 일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사명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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