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건강한 모습으로 혼자 일어서실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훌쩍 떠나시다니요. 너무나도 사랑하셨던 수원교회를 어떻게 잊고 떠나가시나요?

1995년 10월 20일 금요일 밤 12시경, 사택을 방문했을 때에 목사님은 첫 번째 중풍으로 쓰러지셔서 사택에 누워계셨지요. 제가 “넘어진 김에 쉬어가라는 말이 있는데, 과로의 결과이시니 몇 주 동안 쉬시지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설교 말씀을 들으러 앉아 기다리는 성도님들 눈망울이 자꾸 떠올라. 빨리 설교해야 돼”라면서 “다시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성도들에게 말씀의 양식을 먹여서 보내야 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리고 온전치 못했을 텐데도 이틀 후인 22일 주일 낮 예배에서 기어코 설교를 하셨죠, 그렇게 사랑했던 수원교회 성도님들을 눈에 밟혀서 어떻게 눈을 감으셨나요?

사랑하는 목사님! 그토록 사랑했던 경기중앙지방회를 두고 어찌 그리 훌쩍 떠난단 말이십니까? 수원교회에서 17년 사역하시는 동안 지방회가 두 번이나 치열하게 싸울 때 “떠나고 싶을 만큼 심하게 하면 안 돼. 함께 하는 것이 좋다”는 목사님의 신념은 그 때마다 양측에서 오해를 받았지요. 그렇지만 그 수모와 모욕을 참고 웃으면서 지방회를 지켜오셨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이제는 지방회 걱정일랑 다 잊으시고 평안히 영면하소서.

그리도 사랑하던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교단도 어떻게 하라고 그렇게 가셨습니까? 수많은 교단정치의 요구를 들으면서도 정치를 위해 줄서기하며 배신하고, 정의와 의리까지도 사라지게 하는 정치는 절대로 안 하시겠다던 목사님은 과연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대표적인 성결한 목사님이셨습니다. 교단의 영욕을 다 경험하시고도 끝내 귀한 아들을 일본 유학, 미국 유학까지 시켜서 교단에 바치신 목사님은 참으로 기독교대한성결교단을 사랑한 위대한 어르신이십니다.

존경하는 송 목사님! 이제 주님 곁에 편히 쉬시면서 걱정스럽기 그지없는 교단이 참으로 성결한 하나님의 교회가 되도록, 예수님 곁의 진실한 참모가 되어 주십시오.

더 나아가 목사님은 한국교회를 무척이나 사랑하셨는데 어찌 잊고 떠나가십니까? 송 목사님은 한국교회를 사랑하셔서 혼합종교가 될 위험이 있는 잘못된 에큐메니컬운동을 온 몸으로 반대해 오신 한국기독교 복음수호의 선봉장이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의 건강을 매일 염려하시면서도. “목회자가 바르게 되면 한국교회와 전체 사회가 바르게 된다” 하시며, 바른목회협의회 대표회장의 중책도 마다하지 않으신 목사님은 진정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의 대표 목사님이셨습니다. 이제 치열했던 진리논쟁에서 해방되셔서 살아생전 수고한 모든 짐을 내려놓고, 예수님 곁에서 편히 쉬십시오.

음성은 부드럽고 조용했지만, 그 울림은 모든 청중의 심장을 꿰뚫어 사회를 움직이셨던 목사님을 기억합니다. 체구는 왜소해 보였어도, 일거수일투족 목사님의 족적은 살아있는 역사를 이루셨지요. 송 목사님께서 존재함만으로 우리가 누려온 위대한 영광들을 목사님의 생전에는 몰랐습니다. 목사님을 통한 영광만 챙겨먹고, 엄살과 오해, 배신만 일삼아온 우리들의 비열함을 용서하소서.

이제 남은 과제는 모두 후배들에게 맡기시고 평안히 영면하소서. 주님 곁에서 영원히 행복하소서.

※송기식 목사 천국환송예배의 조사이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