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강림주일과 성결유대인에게

오순절은 유월절 이후 50번째 되는 날에 첫 곡식을 감사하는 절기로서 단 하루만 지키는 절기(레 23:9~14, 민 28:26)였지만 중요하게 지켜졌다. 후기 유대교에서 이 날은 십계명을 받은 날로 기념되었기 때문이다.(출 19:1) 유대인들은 이 날을 견신일(Confirmation)로 지켰다. 

이러한 오순절에 성령으로 인하여 새로운 의미가 부여된다. 첫 곡식을 바치던 절기는 교회의 첫 열매를 감사하는 절기기 되었으며, 출애굽 전통 안에서 모세와 율법에 기초한 옛 계약은 이제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사건에 기초한 새 언약이 된 것이다.

오순절 마가의 다락방에 임한 성령의 임재는 이제 “율법수여” 대신에 “성령수여”로 대치되었음을 선언한다. 성령의 임재 후 베드로의 설교로 3000명이 회심하고 돌아온 사건은 교회의 선교시대를 선포한다(행 2:1~41).

또한 이 날을 초대교회에서는 ‘횟선데이’(Whitsunday)라고도 불렀다. 이것은 세례 받은 사람들이 흰 예복을 입었던 데 기인하다. 오순절은 부활절과 더불어 세례가 베풀어지기에 가장 적합한 날로 인식되었던 것이다.

4세기 말 초대교회는 부활 후 40일째를 예수님의 승천일로 정하고, 50일째를 성령강림일로 정하였다. 그리스도는 이제 하늘에 계시며, 성령님께서는 지상에서 거룩한 교회와 함께 계신다. 이제 오순절은 구약의 요엘서(욜 3:1~5)의 예언대로 마지막 때에 모든 사람에게 성령을 부어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된 것을 나타낸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북미의 성결-오순절 운동 지도자였던 마틴 냅(Martin Knapp)이 설립한 만국성결연맹 기도 동지회(International Holiness Union &Prayer League)와 하나님의 성서학원 선교사 훈련원(God’s Bible School &Missionary Training Home)이 지향하던 것은 강력한 성령의 역사 가운데 성결을 체험하는 사도행전의 초대교회였다.

하나님의 온전한 사랑을 깨닫는 성화와 더불어 성령세례로 이해되는 성결교회의 성결 이해의 또 다른 한 축이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구약의 오순절 이미지를 포월하여 강력한 성령의 임재 가운데 성령의 첫 열매를 선교하는 교회로 새롭게 해석한 성령강림주일은 성결을 성령세례로 이해하는 성결교회의 전통에 가장 적확한 절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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