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 몸짓과 노래로 만든 ‘복음무대’
3일간 1000여명 참석, 문화선교 지속 추진도 밝혀

북아현교회는 문화선교와 복지를 교회의 비전을 내세웠다. 지난 12월 5~7일 성황리에 마친 교회의 록뮤지컬 '가스펠' 공연은 비전을 이루는 첫 단계였다.

“무엇으로 구하리이까!”

록밴드의 연주에 맞춰, 배우들의 열정적인 몸짓과 노래가 무대를 달구고 있다. 공연을 보는 사람들의 고개도 끄덕여지고, 박수로 박자를 맞추는 센스 있는 관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여기는 콘서트장도 공연장도 아니다. 무대가 펼쳐진 곳은 북아현교회(김수영 목사)의 예배당이다.

지난 12월 5~7일 북아현교회 예배당이 시끌벅적했다. 록 뮤지컬 ‘가스펠’이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지만 3일 동안 무려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북아현교회를 방문했다. 2시간 40분에 이르는 러닝타임, 그러나 자리를 뜨는 사람들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대신 아마추어 12명의 배우들의 열정에 끝없는 환호를 보냈다.

공연은 시종일관 유쾌했다. 세 번의 대본 수정을 거치면서 성경적인 내용과 트렌드를 살린 탓이다. 원더걸스의 ‘노바디’, 빅뱅의 패러디는 트렌드를 위한 야심찬 카드였다. 그러나 관객들은 무엇보다 전문가 못지않는 실력을 선보인 뮤지컬 팀에게 감탄했다. 어려운 곡도 척척, 어려운 안무도 수월하게 소화해내는 모습에 모두 놀라는 눈치였다.

서대문교회 김민구 전도사는 “청년들만으로 이러한 공연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면서 “우리교회에서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연이 끝나자 이곳저곳에서 대본을 요청할 정도로 북아현교회의 뮤지컬을 향한 반응은 뜨거웠다. 이러한 반응은 교회가 낯선 비기독인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이주연 씨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데, 교회에서 이러한 행사를 하니깐 흥미를 느낀다”며 “앞으로 공연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 북아현교회는 작년에 한차례 뮤지컬 ‘가스펠’을 공연한 바 있다. 그때는 1시간 규모의 1회 공연이었다. 그러나 이번 뮤지컬은 작년과 규모와 연습시간부터 달랐다. 지난 3월부터 9개월 동안의 연습. 한 여자 집사는 남편에게 “앞으로 1년간은 배우로 살테니까 살림이 망가져도 이해해달라”며 선전포고(?)까지 했다.

영화 ‘물고기자리’의 감독이자 공연 총연출가 김형태 감독은 무대경험조차 없던 아마추어들을 전문가로 탈바꿈시키기 위해서 연극영화과 한학기 커리큘럼을 도입했다. 내면연기, 호흡법, 가창법 등 다양한 수업을 거치며 점점 성도들은 배우들로 거듭났다.

그러나 변화는 단지 연기와 노래 실력뿐이 아니었다. 신앙의 변화도 일어났다. 초신자였던 주인공 스테픈 역의 김현기 씨는 “예수님 역할을 맡으며 점점 예수님의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은 교회가 낯설었던 김형태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김 감독은 “깨끗하고 순수한 세상을 만드는데 북아현교회 같은 교회들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도들의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 그를 감동시킨 것이다.

북아현교회는 이번 공연에 1천여만원의 예산을 쏟았다. 또 주일 예배가 진행되는 예배당에는 거대한 무대가 설치됐다. 목회자가 문화선교에 관심과 지원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수영 목사는 북아현교회의 비전으로 문화선교와 복지를 내세웠다. 올해로 창립 72주년이 된 북아현교회는 오래된 만큼 변화의 갈급함이 있었다. 그래서 그 변화의 시작으로 문화선교를 택한 것이다.

지난 해 펼친 뮤지컬 ‘가스펠’이 김수영 목사의 생각에 가능성을 덧붙여줬다. 여기에 힘을 실어준 것이 김형태 감독이었다. 김형태 감독은 인맥을 활용해, 뮤지컬계에서 내로라하는 안무, 보컬트레이너, 무대, 음향 스태프들 등을 봉사자로 참여시켰다. 이렇게 2008년 뮤지컬 ‘가스펠’을 위한 드림팀이 꾸려졌고, 이날 뜨거운 반응 속 공연을 마쳤다.

북아현교회는 5년 동안 김형태 감독과 함께 문화선교를 위한 터를 닦을 계획이다. 5년 후에는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자생력을 갖춰서, 문화선교 대표교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도 세웠다.

이번 공연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