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9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한국교회 평화통일 기도회’가 열렸다. 주최측은 대회 참석인원을 20만 명으로 발표했고 경찰은 그 절반인 10만 명으로 추산했다. 더위를 아랑곳하지 않는 열심으로 성결교, 장로교, 감리교 등 70개 교단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등이 모처럼 하나가 된 모습을 보여준 대회였다.

▨… 그 대회에서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교회 7대실천강령이 발표되었다. 1.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 온 교회가 기도하자. 2. 북한 동포를 돕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자. 3. 통일기금 조성에 모두가 협력하자. 4. 남북통일로 세계평화에 기여하자. 5. 평화통일운동과 교육을 위해 교회가 하나되자. 6.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평화와 정의의 나라를 이땅 위에 이룩하자. 7. 동성애법과 이슬람법 제정문제와 종교단체 과세와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온 교회가 궐기하자.

▨… 신앙의 힘으로, 기도의 능력으로, 평화통일이 앞당겨지기를 갈구하는 마음으로 대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한국교회가 70개 이상의 교단으로 분열되어 있다는 사실 앞에 혼란스러워 했다. 아마도 한국교회의 교단수는 하나님도 모르신다는 비아냥을 마주한다면 더 어리둥절해질 것이다. 한국교회 발전의 역사는 실제론 분열의 역사임을 확인한다면 얼마나 더 곤혹스러워할까.

▨… 그 분열이 7대실천강령 마련에 영향을 미쳤을까. 평화통일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 문제에 온 교회가 궐기하자는 선동이 실천강령의 하나로 버젓이 올라 있다. 설령 그 문제가 한국교회의 앞날에 중요하다 할지라도 평화통일을 위한 실천강령과는 거리가 있다. 대회 주최측의 감춰진 의도가 없기를 바란다면, 오해한 것일까.

▨… 평화통일에의 길이 쉽지 않음은 삼척동자도 이미 알고 있다. 그것은 이 시대의 한국 기독교인들에게는 날벼락같은 십자가일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그것을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부서질 수도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사분오열된 한국교회, 너나 잘하세요”란 소리 듣기를 피하지 못할 것이다. 다소의 경제적 지원이 ‘햇볕’이 될 것이라는 오만의 자리에 주저앉아 있는 한 평화통일은 명분으로만 외치는 구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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