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20:16)

남봉룡 목사(충청중앙지방·상궁교회)
거짓 증거하지 말라는 계명이 무색하게 이 세상은 거짓의 홍수에 빠져 삽니다.
단테의 ‘신곡(新曲)'에 보면 지옥 순례길에 거짓말 한 사람의 심판장면을 목격하는데, 하얀 거짓말을 한 사람은 구제를 받고 검은 거짓말을 한 사람은 단죄를 받습니다.

하얀 거짓말은 그 때문에 다치는 사람이 없는 선의의 거짓말이요, 검은 거짓말은 그 때문에 다치는 사람이 많이 생기는 악의적인 거짓말입니다. 흑백 거짓말 말고 새빨간 거짓말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악질적인 거짓말을 하여 민심을 현혹시키는 자에게는 한꺼번에 빨간 떡 열 두개를 입속에 강제로 집어넣어 질식시키는 형벌이 있었습니다.

그 후 일본에서는 아주 터무니 없거나 악질적으로 속이는 거짓말을 새빨간 거짓말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어떤 색깔의 거짓말이든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을 낳을 수밖에 없기에 거짓 증거하지 말라고 명령하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거짓말에는 1종에서 5종까지 있다고 합니다. 1종 거짓말은 도덕적이고 교육용 거짓말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서당아이 셋이 길 가다가 돈 한 푼을 주웠습니다. 나누어 가질 수도 없는 일이라 거짓말 제일 잘한 아이가 갖기로 했습니다.

한 아이가 “우리 아버지는 바람이 세어 지리산이 쓰러진다고 지게 작대기 들고 받치러 갔단다”라고 하자 다른 아이가 “우리 어머니는 날이 가문다고 열 마지기 논에 오줌 누러 갔다”고 응수했다. 나머지 아이는 “우리 누나는 장마가 길다고 바늘, 실 갖고 찢어진 하늘을 꿰매러 갔다.”

결판을 낼 수 없자 훈장을 찾아가 심판해 달라고 했더니 훈장 왈 “거짓말 내기를 하다니 이런 못된 놈들이 있나. 이 훈장님은 평생 거짓말이라고는 한 번도 한적이 없다”고 하자 엎드려 있던 세 아이가 일제히 고개를 들고 “야 훈장님이 이겼다. 한 푼은 훈장님 차지다”고 했다고 합니다.

2종 거짓말은 남을 즐겁게 해주고 근심 걱정을 덜어주는 거짓말입니다. 남을 즐겁게 해주되 그로써 자신의 이득을 노리는 저의가 내포된 것은 3종 거짓말입니다.

윗사람이나 권세있는 사람에게 속에 없는 아부 하는 말, 무지개 빛 공약으로 유권자를 잘 속이는 정치가들은 거의가 3종 거짓말 기능 보유자들입니다. 

사실을 빙자한 거짓말, 곧 통계적(統計的) 거짓말이 4종 거짓말입니다. 이 4종 거짓말에 대해 통계학자 다렐허프는 이런 사례를 들고 있다.

“미국과 스페인과의 전쟁 동안 미 해군의 사망률은 1000 명당 9명이었다. 헌데 같은 기간 뉴욕에서 사고로 죽은 사망률은 1000 명당 16명이었다. 미국의 모병관(募兵官)들은 이 통계를 들어 해군에 입대하는 편이 한결 안전하다고 선전했다”고 했습니다.

5종 거짓말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남을 해치는 그야말로 새빨간 거짓말로 종교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또 법률적으로 절대 악이 되는 거짓말입니다.

거짓이 난무한 세상이 되다보니 MIT대의 로버트 펠드먼 교수(심리학)는 “거짓말은 나쁘지만 어떤 면에서는 사회적 기술이다. 항상 정직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수없이 불쾌한 상황에 빠질 것”이라며 거짓말이 필요악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성도로, 목사로 부름 받은 사람들은 그 말함에 있어 세상 사람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면 목사나 성도답지 못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더욱이 성결교회 교인이고 목사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어주는 신뢰를 얻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이 악의적인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모두 버리고 진실만을 말하는 사명자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