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후 9:7

하나님께서는 어떤 사람이 드린 헌금이건 액수와 상관없이 그 헌금에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사랑의 사연만 담기면 기쁨으로 받으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늘 헌금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곤 합니다.

지난 해 6월 3일 날짜로 의정부교도소에서부터 날아 온 편지 속에 이런 특별한 사연이 담긴 우표로 된 헌금이 교회에 드려진 적이 있었습니다. 편지 봉투 속에는 정성껏 쓴 편지와 함께 우표 100장이 담겨 있었고, 그 내용을 읽는 순간 제 마음에는 커다란 감동이 가득 밀려 왔습니다. 그 우표는 다름이 아니라 담장 안에서 자신이 지은 죄 값을 치르고 있던 최00이라는 청년이 교회확장 헌금으로 드린 것이었습니다.

그의 편지에는 “P·SⅡ. 우표 100장을 동봉합니다. 주보를 보며 교회확장을 하시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건축헌금’을 하고 싶은데 이것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씨앗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최00 군은 어떤 사연으로 교도소 안에 갇혔는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교도소에서 수형 생활을 하고 있는 40여명의 형제들과 편지와 주보로 복음을 전하며 교제를 나누면서 나는 절대 그들에게 사연을 묻지 않습니다.

어쨌든 아직 어리고 젊은 청년이 담장 안에 갇혀 죄 값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기에 그를 더욱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고 싶었습니다. 최00 군은 홍익대 미대를 지원할 만큼 그림도 잘 그리고, 찬양도 참 잘하는 다재다능한 청년입니다.

하루는 제게 사진을 보내 달라고 하더니 사진을 보고 연필로 직접 그림을 그려 보내 준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전국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모든 수감자들 가운데 영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어 의정부 교도소에서 1년 동안 영어 교육을 받고 다시 진주에서 수형생활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나는 담장 안에 있는 40여명의 형제들을 위하여 담장안 선교회를 만들어 3년 넘게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신문과 우리 교단에서 발행하는 큐티 집인 ‘솟아나는 샘물’ 그리고 우리 교회 주보를 정기적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또 성도들이 즐거이 드린 헌금으로 여러 가지 책들을 사서 보냅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은 자연히 우리 교회 사정을 잘 알게 되었고, 그들은 달리 도울 방법이 없어 기도로 돕겠다고 편지에 써서 보내곤 합니다.

최00 형제도 그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우표를 100장이나 사서 보낸 것입니다. 우표는 담장 안에서 소지할 수 있는 유일한 유가증권입니다. 담장 안에서는 돈 거래를 할 수 없지만 우표는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게 됩니다. 그 우표를 다른 사람에게 주기도 하고 교도소 내의 교회 십일조로 내기도 합니다.

최00 형제는 부모님이 자신에게 보내준 영치금 중 2만5천원으로 우표를 100장 산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저희 교회 건축헌금으로 보내 준 것입니다. 참 마음이 뜨거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가진 것으로 하나님께 드리고자 하는 마음을 가졌다는 것이 너무 대견하였습니다.

당시 교회 내부 수리를 하고 있었는데 최00 형제의 헌금은 성도들에게 많은 감동과 은혜를 끼쳤습니다. 저는 그 우표를 제 돈으로 사서 그 돈으로 헌금을 드리고 다시 20장 혹은 10장으로 나누어 담장 안 형제들에게 사연을 소개하며 다시 보내 주었습니다.

전에도 우표를 보내 드린 적이 있어서 다들 고마워하지만 이런 사연이 있는 우표인줄 알고 모두들 깜짝 놀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렇게 헌금에 사연이 있을 때 그 헌금이 하나님의 마음을 얼마나 기쁘게 해드렸을지는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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