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룡 목사(서울강서지방 · 큰나무교회)
수년 전, 한국의 한 유명 목사님이 LA 일간신문에 다음과 같은 광고를 낸 적이 있다.

“예수만이 구원자라는 주장은 다른 종교와 충돌을 일으킵니다. 우리는 예수 중심을 내려놓고 하나님 중심에 서야합니다. 그러면 다른 종교를 포용할 수 있습니다.”

과연 예수님의 유일성을 내려놓고 하나님 중심으로 뭉치면 모든 종교를 다 포용할 수 있을까?

현대 지식인 중에는 ‘예수님만이 하나님께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는 주장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소위 ‘종교 다원주의자’라고 한다. 종교 다원주의자들은 ‘모든 종교는 하나님께로 가는 길이며 매개체이고 중개자이며 창구’라고 주장한다.

그들에 의하면 모든 종교는 다 똑같이 선하고, 결국 똑같은 진리를 말한다고 한다. 모든 종교는 절대자에 대한 표현 방식이 각기 다를 뿐이지 결국은 동일한 하나님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등반 비유를 즐겨든다. 산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길은 여러 가지이지만 결국은 모두 한 정상에서 만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각 종교는 모두 한 하나님이라는 궁극적 실재(ultimate reality)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어느 종교를 믿든지 간에 결국 한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과연 합리적이며 타당한 것인가? 종교 다원주의의 치명적인 문제점은 각 종교의 주장이 서로 모순된다는 것이다.

만일 모든 종교가 똑같이 선하고, 똑같이 진리이고, 모두 옳다면 각 종교의 핵심 교리나 종교별 진리 주장은 비록 표현방식은 다르더라도 서로 모순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각 종교의 진리 주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도저히 하나로 묶을 수 없는 불일치가 있는가 하면심지어 핵심 교리에 있어서 서로 일치할 수 없는 모순점을 가지고 있다.

예컨대 기독교는 인격적인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다. 그분의 사랑이 예수님을 통하여 나타났으며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는다고 주장한다.

이슬람은 창조주 하나님을 믿지만 인격체인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율법을 준수함으로써 구원을 받는다고 믿고 있다.

불교는 하나님에 관해 무신론 내지 불가지론적 입장을 취한다. 힌두교는 신의 존재를 믿으나 모든 것을 다 신으로 믿는다. 적어도 3억 개 이상의 신이 있다고 한다.

이 처럼 어떤 종교는 인격적인 창조주 하나님인 유일신이 있다고 주장하고 다른 종교는 신의 존재를 부인한다. 또 다른 종교는 신은 있지만 유일신이 아니라 여럿이거나 모든 것이 신이라고 믿는다.

구원의 방법도 각기 다르다. 어느 종교는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으며 다른 종교는 인간의 수행이나 노력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이와 같이 모든 종교는 똑같은 진리를 가지고 있지 않고 핵심교리에 있어서 서로 일치될 수 없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

힌두교 학자인 자흐너 교수는 “오늘날 빈번하게 말하듯이 모든 종교가 똑같은 목표에 이르는 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은 주장이다. 교리 상에서 뿐만 아니라 신비의 정도에서까지 일치점이란 없다”고 말한다.

모든 종교가 서로 상반된 진리 주장을 하고 있는데, 그들 모두가 진리일 수는 없다. 만일 모든 종교가 서로 모순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논리적 선택은 두 가지 밖에 없다. 하나는 그들 모두가 틀렸거나 다른 하나는 오직 한 종교만이 진짜 종교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모든 종교가 똑같이 선하고 똑같이 진리이고 모두가 다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길이라는 종교 다원주의의 주장은 합리성이 결여된 주장이다.

종교 다원주의는 겉으로 보기에 매우 매력적이며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길은 매우 무책임한 길이며 허망한 길인 것이다. “어떤 길은 사람이 보기에 바르나 필경은 사망의 길이니라”(잠언 14:12).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