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원 목사(소망세광교회∙드루대 신약 Ph.D)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받아<br>교훈을 받은 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 (골  2:7)

본문에서는 신앙생활을 식물 또는 건축물의 비유적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시제와 태(態)의 사용은 주목하여 볼 필요가 있다.

“뿌리를 박으며(에리조메노이 )” - 완료 수동
본문은 신앙생활을 식물의 뿌리내림으로 비유하고 있는데, 주목할 부분은 여기에서 사용된 시제가 ‘완료형’이다. 이미 그렇게 된 확실한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이제 뿌리를 박으라는 말보다는 이미 깊이 박혀있다는 의미가 강하다. 그리고 이 뿌리박혀 있음은 수동형(dep.)이다. 즉 뿌리박힌 신앙이란 자신의 의지적요소보다 하나님의 은혜에 의해 되어 진 일임을 말씀하고 있다.

이와 연관하여, 골로새서의 형제서신 같은 에베소서에서는 신앙의 뿌리가 더 깊이 박히기 위한 결정적인 요소를 말씀하고 있다. 그것은 사랑이다.

“... 너희가 사랑 가운데서 뿌리가 박히고(‘골’와 동일한 단어)...”(엡 3:17). 좋은 거름, 좋은 영양분이 그 식물을 튼튼하게 한다. 사랑은 그 영양 덩어리이다. 사랑이 성도들로 예수께, 그리고 교회에 더 깊이 뿌리내려지게 한다.

“세움을 받아(에프오이코도무메노이 )” - 현재 수동
본문은 식물의 비유와 함께, 건축물의 비유도 복합적으로 사용하며 신앙생활을 설명한다. 여기 ‘세움을 받아’에 쓰인 헬라어는 ‘집’이란 뜻의 ‘오이코스 ’에서 파생된 단어인 ‘에프오이코도메오’이다.

그 단어의 뜻은 ‘세우다’, ‘(집을) 짓다’, ‘세워 올리다’인데, ‘뿌리박음’에서와 같이 여기에서도 수동태가 사용된다. 즉, 세움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다. 하나님의 은혜다.

그런데 더 주목할 부분은 이 단어의 시제가 현재형이라는 것이다. 헬라어 현재형의 가장 대표적인 의미는 계속 반복되는 행위이다. 여기에서도 그 뜻은 확실히 읽혀져야 한다.

즉, 성도의 신앙생활은 굳어진 건물과 같지 않고, 계속 세워져가고, 계속 자라가고, 계속 성장해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은 그 본질상 내 의지로 되는 일이기보다는 하나님의 주권으로 이루어지는 수동적인 행위, 은혜의 일이다.

이와 연관하여, 그 세워짐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를 성경은 제시하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바울은 에베소 장로들을 불러 권면하면서 “지금 내가 여러분을 주와 및 그 은혜의 말씀에 부탁하노니 그 말씀이 여러분을 능히 든든히 세우사(동일한 단어 ‘에프오이코도메오’)”라고 하였다(행 20:32).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은 계속해서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든든히 세워지고 성장해가야 한다.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 - 현재 능동
이미 뿌리가 깊이 박혀 있는 것도, 세워져 가는 것도 다 수동이다. 결국 하나님이 하신 일이고, 하시는 일이다. 그런데 이제 그리스도인 쪽에서 능동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이 본문의 마지막 부분에 요구된다. 감사하는 것이다. 이 감사는 수동태가 아니라 능동태이다.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믿음에 굳게 서서”라고 말씀한다.

그리고 이 요청은 물론 현재형이다. 계속하는 것이다. 감사가 어떤 때는 쉽지 않다. 그러나 결단하고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계속 힘써야 한다. 그 감사가 넘쳐야 한다.

이것이 예수님의 사랑 안에 뿌리박히고, 끊임없이 부으시는 은혜로 세워져가고 있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요구되는 주님의 요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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