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사 직분을 받아 교회를 섬기다

그리스도의 은혜로 구원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교회를 사랑하고 교회부흥을 위해 몸 바쳐 일해야 한다. 그래서 교회에 여러 가지 직분이 있어 봉사하게 한다.

그런데 목회자의 부인은 교회에서 직분이 없다. 그저 ‘사모’라는 성경에도 없는 이름으로 대접상 부르고 있을 뿐이다.

담임 목사나 부교역자의 부인들이 직분을 받아 교회의 일에 전면에 나서는 것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정음전 사모는 이런 교회의 전통적 편견을 깨고 생전에 2개의 교회 직분을 받는다. 먼저 1967년 출석하는 신촌교회에서 집사 직분을 받았다.

당시 조 박사가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여 서울신대 교수로 부임하자 온 가족이 신촌교회에 출석하기 시작했고, 곧 그녀는 신촌교회에서 정진경 목사에게 집사 임직을 받은 것이다.

이는 정진경 목사의 열린 목회자 의식 때문이다. ‘사모’라는 이름으로 교회의 뒷전에서 예배만 드릴뿐 교회의 발전에 전혀 참여하지 못하는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사모’관(觀)을 적극적으로 교회발전에 참여케 하는 긍적적인 ‘사모’관으로 바꾼 것이다.

그리하여 그녀는 교회의 당당한 직원이 되어 직원회에 참석했고 앞장서서 발언은 하지 않지만 각종 보고서를 통해 교회의 현황을 파악하고 교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므로 최소한 기도로라도 교회의 성장에 동참할 수 있었다.

또 1993년 장충단교회로 전임하고 4년 후 권사 직분을 받았다. 그녀의 시어머니 최경애 전도사가 장충단교회에서 정년은퇴하고 명예 전도사로 있다 1993년에 소천했다.

그리하여 장충단교회가 주관하는 장례식을 마쳤을 때 장충단교회 홍순우 목사와 직원들의 간곡한 권면과 조 박사의 결단으로 온 가족이 교적을 옮긴 것이다.

그녀는 시어머니가 전심을 다해 일한 장충단교회에서 권사 직분을 받고, 대를 이어 충성하며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는 결심으로 일하고 기도했다.

교회학교 어린이부 교사로 봉사하기 시작하여 회계의 일까지 담당하면서 성장하는 세대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사명을 보였다. 동시에 권사회나 권사찬양대, 구역장 등을 맡아 교회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한 흔적이 많다.

그래서 장충단교회에서는 정음전 사모가 아닌 ‘정음전 권사’로 통했다. 목사의 사모가 권사로 불리우는 것이 좋을까? 

필자는 오랫동안 기관에서 일하며 장충단교회의 협동목사로 16년 간 소속해 있었다. 그때 주일 예배 후, 가끔 교회에서 정음전 권사를 만나는 일이 있어서 반가웠다.

그 때마다 인사하면, 반갑게 인사를 받은 후 “목사님, 저는 사모라는 말보다 권사라고 불러주는 것이 더 좋아요”하고 말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후, 교단 헌법에 변화가 왔다. 50대 이상 목회자 사모를 권사로 임명할 수 있도록 한 헌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이다.

이는 정음전 권사의 사례가 계기가 됐다. 그녀의 아름다운 생애의 향기는 가정뿐 아니라, 교회와 교단에 이르기까지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녀를 이 땅에 보내주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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