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봉 목사(대전동지방∙동대전교회)
교회개척훈련센터에서 ‘디지털 시대의 목회전략' 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였다. 진지하게 경청해준 참석자들에게 감사드리며, 강의를 마친 후 교회개척을 준비하거나 목회초년생들이 읽어야할 책을 추천하여 달라는 질문에 잠시 내가 읽었던 많은 책들 가운데 20권을 추려보았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베이컨의 말도 있듯이 그리스도인은 믿음으로 살면서 지식과 상식 그리고 관련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야 한다.

목회자는 복음을 전하는 자로서 세상을 바르게 통찰하는 혜안이 있어야 하고, 교회의 규모에 따라 운영할 수 있는 행정과 경영에 대한 지식과 상식이 있어야 한다.

담임목사는  성경을 기본으로, 행정과 경영서적은 물론이고 인문학과 실용적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과 교양, 상식을 넓힐 수 있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화가이며 조각가인 미켈란젤로는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에 재능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재능을 보고 발탁한 메디치 가문의 ‘로렌초 데 메디치’는 그림을 더 잘 그릴 수 있는 그림기술을 연마하기 전에 인문학 서적을 먼저 탐독하게 했다.

어느 정도 독서의 양이 채워져야 그 후에 그림을 그리게 하였다. 그리고 당시의 유명한 대리석 조각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이는 작품에 작가의 철학과 사상과 인격, 인생의 번민과 고뇌를 깊이 있게 표현 되도록 바랐기 때문이었다.

로렌조 데 메디치는 어느 날 공원을 지나가다가 조각을 하는 한 어린이를 발견했다. 이를 보고 로렌조가 “치아가 너무 젊은 것 같다. 다시 만드는 것이 좋겠다”라고 했더니,

다음날 그 소년은 기가 막힌 작품을 새로 만들어 갖고 왔다. 로렌조는 그의 아버지를 불러 그를 양자로 삼겠다고 청했다.

이후 미켈란젤로는 로렌조의 양자가 되어 당대 최고의 인문학 교육을 받았다. 그는 플라톤 철학을 공부했고, 자신의 조각·그림·건축에 이를 반영했다.

미켈란젤로가 인류를 위해 최고의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재능을 발굴하여 교육시킨 로렌조 데 메디치의 덕분인 것이다.

그리스도인에게 성경은 필독서이다. 그러나 자신의 판단과 결정으로 공동체와 타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은 자기의 잠재적 능력과 실력을 개발할 수 있는 책을 읽어 능력과 실력을 키워야 한다.

현명하고 슬기로우며 바르게 판단하고 더불어 사는 이들에게 유익과 희망을 주려면 희망을 그리며 이루어 갈 수 있는 지식과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무지로 인하여 비상식적인 사람이 되거나 몰상식한 사람이 된다면 세상이 암울해 질 것이다. 그리고 상식이 안 통하는 사람은 소통 부재의 원인을 제공할 것이다.

지금은 ‘노하우(know how)?’의 시대이기 보다는 ‘노 웨어(know where)?’의 시대이다.

소크라테스의 말로 알려진 ‘너 자신을 알라!’는 명언은 실은 그리스 델피신전을 드나들던 ‘소크라테스’가 그 글을 보고 깨우침을 얻어 대리석에 쓰여 있는 글을 자신의 입으로 전하여 자기 말처럼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너 자신을 알라’는 고대 그리스의 유명한 격언으로, 그리스의 여행담 작가인 파우사니아스에 따르면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의 프로나오스(앞마당)에 새겨져 있던 것이라 한다. 다른 자료에서는 이 격언을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류시인 페모노에의 저작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무엇이 그리 바쁜가? 책을 읽어야 한다. 남들이 잠자는 시간에 깨어나 책을 읽고, 남들이 유흥과 여가의 시간을 보낼 때에 책을 읽어야 한다. 목회자는 경건생활을 위하여 고상한 취미를 가져야 하는데, 이는 독서여야 한다.

인생의 시간표는 고장 난 시계가 멈추어 있는 것처럼 멈추어 있는 것이 아니다. 내일과 미래를 위하여 책을 읽어야 한다.

독서는 사람을 끄는 힘이 있다. 독서는 대화의 주제와 기술을 가르쳐 준다. 독서는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넓혀 준다.

깊이 있는 신중한 사고를 통하여 현실에 대한 바른 이해와 미래를 예견하는 통찰력을 갖게 하며, 고독한 결정 가운데 펼쳐질 사역과 업무의 결과를 신뢰받도록 하는 힘이 있다.

한 두 편의 설교를 들은 것으로 설교자의 사상과 철학, 신앙의 내력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보면, 설교자의 주된 관심, 성향, 사상과 철학을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다. 독서는 사람의 트렌드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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