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건일 목사(서울서지방∙북아현교회)
미국에서 공부할 때 한번은 같은 수업을 듣던 친구가 갑자기 수업 시간을 바꾸려했다. 왜 그렇게 하려 하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의 대답은 “지금 이 교수님은 매주 시험을 보고 때로는 돌발 퀴즈도 보고 해서 귀찮다. 그런데 다른 반 수업은 기말시험만 본다”고 했다.

결국 그 친구는 스케줄 변경이 어려워 한 학기 내내 시험과 퀴즈를 견뎌야 했다. 한 학기가 끝났을 때, 그 학생은 정말로 좋은 성적을 얻었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 정말 열심히 공부했구나!” 그 친구는 넌지시 웃으며 “물론 그랬어, 그러나 매주 긴장하면서 공부를 했어!”라고 대답했다.

학생이 시험을 자주 보는 것은 영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있다. 학생이 시험을 정기적으로 볼 때 학업에 집중할 수 있듯이, 우리가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자신의 마음 상태를 정기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 자신이 스스로의 성장과 성숙에 필요한 것을 알 수 있을까? 수백 년 동안 그리스도인들은 전통적으로 ‘양심의 점검’이라고 하는 것을 해왔다.

이러한 형태의 자기 성찰은 꾸준히 해야 한다. 성찰의 방법은 우리의 생각, 말, 행동을 성경에 나타난 거룩함의 기준과 비교해 보는 것이다.

나도 학교에서 공부할 때 매 학기 첫 수업 시간에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얘기를 꺼내면 종종 신음소리를 내곤 했다.

영적인 생활이란 하나님의 다양한 요구를 ‘성취’하기 위한 교훈을 배우는 것이라고 여기는 그리스도인들도 학생들처럼 신음소리를 낸다.

나는 시험을 지적, 인격적 성장과 성숙을 돕는 도구로 생각한다. 학생들이 수업을 하는 진정한 목표는 완벽한 점수를 얻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통해 그들이 성장하고 성숙하는 것에 진정한 목표가 있다.

그리스도인들도 양심을 점검하는 영적 훈련에서 이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표는 우리를 만드시고, 구원하시고, 우리를 완전한 기쁨 속에서 영원히 살게 하시는 그분을 닮는 것이다.

우리는 양심의 점검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먼저 작위(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한 것)의 죄와 부작위(해야 할 것을 하지 않은 것)의 죄를 파악하게 해 주는 질문들을 던져 봐야 한다.

이런 질문들은 구체적으로 충격적일수록 유용하다. 이 질문의 목적은 우리의 영적 진보를 진실하게 사실적으로 분석하려는 것이다. 질문을 통해 각각의 죄악된 습관이 파악되면 주변 환경에 비추어 이를 살펴보아야 한다.

예를 들면 자신을 유혹에 노출시킬 상황에 의도적으로 들어갔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유형을 파악하는 것은 우리가 유혹을 피하는 것을 도와준다.

문제 영역을 파악한 사람은 이제 자신이 정결케 되기를 원한다. 이것이 자기 점검의 목적이다. 늘 이 목적을 염두에 두고 있으면, 자기 점검을 하다가 절망에 빠지거나 실패에 얽매이는 것을 피할 수 있다,

이 과정에는 항상 두 측면이 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과 하나님을 자세히 바라보는 것이다. 전자는 항상 후자로 이어져야 한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권면했다. “우리가 스스로 우리의 행위들을 조사하고 여호와께로 돌아가자”(애 3:40)

타락한 피조물인 우리의 성향은 자신을 정당화하고 자신의 영적 상태를 스스로 오판하게 하려 한다. 잠언의 음녀처럼 우리는 종종 무심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요한일서는 이 상황을 명확하게 정리해 준다. “만일 우리가 죄가 없다고 말하면 스스로 속이고 또 진리가 우리 속에 있지 아니할 것이요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그는 미쁘시고 의로우사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요”(요일1:8~9)

우리가 우리의 죄를 자백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죄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한 좋은 접근법은 관련된 성경 본문에 근거하는 것이다.

성경 본문을 거울로 삼아서 우리 자신을 비춰본다는 것은 양심을 기도로 비추고 조사하는 것이다. 양심을 점검할 때마다 우리의 길을 하나님께 맡기는 것으로 마친다면 사도 바울의 삶의 원칙을 우리의 것으로 살게 될 것이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단언했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나도 하나님과 사람에 대하여 항상 양심에 거리낌이 없기를 힘쓰나이다”(행 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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