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신뢰도 ‘C학점’…대책마련 시급
타종교보다 신뢰·호감 못줘…신앙의 생활화 실천해야

한국교회에 대해 일반인들은 어떤 인식을 갖고 있을까? 이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를 보여주는 통계자료가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공동대표 김동호 목사 등)은 바른교회아카데미, 목회와신학 등과 공동으로 지난 11월 20일 서울 명동 청어람에서 ‘2008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발표 세미나’를 가졌다.

이날 조사발표에 따르면 한국교회의 신뢰도 수준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점으로 치면 C- 수준이다. 특히 불교, 가톨릭 등 타종교에 비해 신뢰도나 호감도 면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돼 원인분석과 대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월 23일부터 27일까지 만 19세 이상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리서치에 의뢰, 전화 설문으로 실시됐다.

한국교회의 신뢰도를 묻는 질문은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보통이다’ ‘약간 신뢰한다’ ‘매우 신뢰한다’ 다섯 가지 보기를 제공, 각각의 보기에 대해 1~5점을 부여하도록 했다. 조사결과 평균점수는 2.55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간수준 보다 낮은 평균이하의 점수를 얻은 셈. 또 기독교를 신뢰한다는 비중은 18.4%에 불과한 반면, 신뢰도 불신도 하지 않는다는 비중은 33.3%, 불신한다는 비중은 48.3%로 조사됐다.

가장 신뢰하는 종교기관은 가톨릭(35.2%)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게 나왔으며 그 다음으로 불교(31.1%), 기독교(18%) 순으로 나타났다. 호감을 가지고 있는 종교는 불교(31.5%)가 가장 높게 나왔으며 가톨릭(29.8%), 기독교(20.6%) 순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부분은 어느 연령대에서도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타종교에 뒤쳐진다는 점이다. 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시민단체(50.3%), 없음(19.2%), 교회(12.1%), 언론기관(9.2%), 사법부(8.1%), 국회(1.1%)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가 신뢰회복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교인과 교회지도자들의 언행일치(42%)가 가장 높게 나왔으며 다음으로는 타종교에 대한 관용(25.8%), 사회봉사(11.9%), 재정사용의 투명화(11.5%)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교회의 할 일에 대해서는 봉사 및 구제활동(47.6%), 윤리와 도덕실천운동(29.1%), 환경·인권 등 사회운동(12.5%)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보고서를 발표한 서울대 김병연 교수는 “이번 조사결과는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한국교회가 더 큰 위기에 처해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불신 받고, 사회로부터 고립·단절되어 있으며 소통의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이날 ‘기독교의 대외신뢰도’를 발표한 한기채 목사(중앙교회)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구원의 확신 등 신앙의 의식화 작업에만 매달려 왔다”며 “신뢰도의 회복을 위해서는 믿음의 생활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독교인이 사회봉사와 구제에도 앞장서고 무엇보다 깨끗하고 정직한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회적 관점에서 이번 조사결과를 분석한 이문식 목사(산울교회)는 “한국교회가 당면한 사회적 신뢰의 추락을 막기 위해서는 크리스천 개인의 윤리적 탁월성 함양과 교회의 대안적 공동체성의 실현, 세상과의 의사소통 확대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이를 위해 소위 공공신학에 기초한 선교, 목회, 소통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날 또 이숙종 교수(성균관대)와 임성빈 교수(장신대)가 조사결과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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