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16:1~8)

김희성 목사(길벗교회∙서울신대 명예교수)
최초의 복음서인 마가복음의 예수 부활에 관한 기사를 묵상하며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본문 말씀은 천사가 전한 예수님의 부활 메시지(6~7)에서 절정에 달합니다. 이 부활 메시지는 크게 세 부분 도입구(6a)와 부활 선언(6b), 약속의 말씀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도입구(6절a)는 “놀라지 말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사렛 예수를 찾는구나.” 입니다.
천사는 우선 “놀라지 말라”고 신적인 존재를 보고 두려워하는 여인들을 안심시킵니다. 그리고 나서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사렛 예수를 찾는구나”라고 말합니다.

이 말씀은 예수님의 시신을 찾는 시도가 어리석음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이 말씀 가운데 “십자가에 못 박히신”이라는 표현이 주의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어구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신”은 그리스어로는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도 영향을 미칠 때 사용하는 현재완료분사로 작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표현은 십자가에 못 박힘을 과거로만 제켜버리지 않습니다. 그것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이 하나님에 의하여 부활한 자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십자가에 못 박힌 자로 머문다’를 뜻합니다.

이 표현은 영광의 신학이 아니라 십자가의 신학을 강조합니다. 기독교인은 이 세상에 하나님의 나라와 그 문화를 심고 확산해 가야 하는데, 그것은 원래 십자가를 져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하나님 나라와 그 문화를 확산해 가는 자가 예수님의 참 제자이며 예수님처럼 영광된 부활의 새 아침을 맞게 됩니다.

부활 선언(6절b)은 “그가 살아나셨고 여기 계시지 않다. 보라 그를 두었던 곳이다.”입니다.
“그가 살아나셨다”는 부활 선언의 첫마디입니다. “여기 계시지 않다”는 말씀과 “보라 그를 두었던 곳이다”는 말씀은 그 첫마디를 확증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첫마디는 ‘예수님이 스스로 살아났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를 살리셨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살리신 것은 죽기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준행하고 그분의 뜻대로 살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고통을 당할 때 대제사장들과 사람들이 “십자가에서 내려오라 그러면 우리가 믿겠다”고 조롱하며 유혹합니다. 이것은 사탄의 강력한 최후의 유혹입니다. 예수님은 광야에서처럼 십자가상에서도 사탄의 유혹을 물리치고 고통 속에서 십자가에 달리신채 죽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당신을 신뢰하고 당신의 뜻에 따라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을 살리셔서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신 것입니다.

한 가지 인상적인 것은 부활의 선언이 비어 있는 자리에 관한 말씀보다 앞에 나온 점입니다. 그것은 빈 무덤이 부활신앙의 촉발이 아니라 부활신앙의 결과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부활신앙은 오로지 부활하신 자의 현현(=부활하신 자와의 만남)을 통해서만 일어납니다.

우리도 부활하신 자와의 만남을 통해서 부활신앙을 가지고 그분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준행해야 합니다. 그래야 예수님의 식구, 하나님 나라의 식구가 되어 영원히 살게 됩니다(막 3:35).

약속의 말씀(7절)은 “예수께서 먼저 갈릴리로 가시나니 … 너희가 거기서 뵈오리라.”는 말씀입니다.
이 약속의 말씀에서 ‘뵙다’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셔야 보게 된다는 말입니다. 보는 우리가 주체가 아니라 보여주는 그분이 주체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자들의 봄은 ‘집단 환상’이 아니라 그분의 ‘계시’입니다. 성령 부어주심의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부활현현은 최초의 성령강림 사건에 해당합니다.

사실 제자들과 베드로는 십자가 사건이 일어났을 때 모두 다 실패했습니다. 그랬던 그들이 이제 첫 만남의 장소인 갈릴리에서 부활하신 분을 뵙게 됩니다.

그들이 부활하신 분을 뵙는 것은 첫사랑의 회복 이상입니다. 그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바로 아는 것이 되고, 성령세례를 받음이 되고, 파송이 됩니다.

그들은 모두 다 부활하신 분을 뵙고 성령의 능력으로 새롭게 되어 주님을 담대하게 선포하는 증인들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과 예수님께서 전한 하나님의 나라에 관한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했습니다.

이제 부활절을 축하하는 우리들은 마음을 열어 부활하신 주님이 성령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임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도 마지막 날에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아들(과 딸)로 나타나는 영광된 부활의 아침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 부활의 아침에 기쁨으로 만나 하나님의 그 놀라운 영광과 그 놀라운 자유를 누리며 영원히 살게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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