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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연어가 된 정음전 권사 ③
목숨 건 북한 탈출과 부산에서 남편과 해후
[989호] 2015년 04월 01일 (수) 16:25:37 류재하 목사(전 본지 편집위원장) webmaster@kehcnews.co.kr

금방 끝날 것 같던 전쟁이 3년 간 계속되었다. 적의 치하에서 언제 어느 순간 공산당에게 봉변을 당할지 알 수 없는 두려움과 굶주림을 참아가면서 시조부 내외와 시어머니, 조카들과 어린 아이들을 돌보아야 했던 그녀의 삶은 참으로 눈물겨운 것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견딜 수 없는 것은 남편의 생사였다. 기대할 수 있는 오직 하나님 밖에 없어 그녀는 자나깨나 전심으로 기도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에 동네에 애련이란 처녀가 그녀 앞에 나타나 피란을 간 남편의 소식을 전해 주었다. 애련이는 민첩해서 전란 속에서도 쪽배를 타고 다니며 고향과 인천을 왕래하면서 작은 수고비를 받고, 서로간의 소식을 전해주는 당찬 처녀였다.

애련이가 인천에서 그녀의 남편을 만났으며 편지와 돈 얼마를 가져오다 위험한 편지는 버렸으나, 돈은 받으라고 주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자기가 읽어 본 편지의 내용은 “이곳에 마냥 있지 말고, 가족을 데리고 목숨을 걸고 남한으로 속히 탈출해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다”는 것이다.

고향을 먼저 탈출한 남편 조종남 씨는 고생 끝에 처가가 있는 부산으로 갔다. 그곳에서 다행히 영어 실력 덕분에 미군 통역으로 뽑혀 일했다.

그러나 잠시도 잊을 수 없는 가족생각에 그는 휴가를 얻어 가족을 찾아나섰다. 고향사람들이 많이 와서 산다는 인천을 찾아갔다가 그곳에서 애련이라는 고향 처녀를 만나 편지와 돈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다.

남편의 소식에 그녀는 당장 보따리를 쌌다. 그리고 시조부  내외와 조카를 두고, 다른 조카 하나와 시모와 자녀를 데리고 연안에 갔다.

강화도로 가는 배를 기다리는 동안 마을에서 동냥을 해서 가족들의 배고픔을 겨우 면하다가 한 달만에 나타난 배를 탔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배를 탄 후 그녀의 딸 아이가 배고파 우는 것이었다.

그러찮아도 인민군들이 바다를 향해 마구 쏘아대는 총소리가 겁나는 판에 딸아이가 계속 울어대니 함께 타고 있는 사람들이 다 죽게 될 형편이었다,

급히 우는 아이에게 젖을 물려봤지만 먹지 못해 말라붙은 젖은 나오질 않아 그녀는 눈을 감고 목숨 걸고 기도했더니 놀랍게도 딸이 울음을 그치고 잠드는 게 아닌가. 배는 무사히 강화도 교동에 도착했다.

하지만 피난민을 가장한 간첩을 잡기 위한 교동조사실로 한 사람씩 들어가야 했다. 불안해서 기도했는데 그녀가 들어가자 뜻밖에 “아, 아주머니, 어서 오세요,”하고 반갑게 맞아주는 청년들이 있었다.

그들은 밤중에 그녀의 집에 가끔 들려 음식을 얻어먹고 간 청년들이었는데, 알고보니 국군의 첩보대원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녀와 가족은 무사히 통과했다.

살기 위해 목숨 걸고 남한 땅 인천에 왔는데 아는 사람 하나 없었다. 남편의 생사도 문제지만 당장 가족들의 생계가 더 큰 문제였다.

앞서 남하했던 친정이 부산에 사는 것을 알았기에 그녀는 가족과 함께 부산으로 향했다. 주로 낮에는 걷다가 밤에는 길에서 자기도 하고, 또 지나가는 아무 차량을 붙들고 사정 사정하면서 타기도 하며 보름만에 부산에 도착했다.

부산역 광장은 피란민들로 날마다 득실거렸다. 그녀의 가족이 역 광장에 들어서자 뜻밖에 많은 사람들 속에 그녀를 학수고대하고 있던 남편과 극적으로 만나 서로 부둥켜 안았다. 이때가 1952년 3월 남편은 부산 서울신학교에 편입하여 기도와 성경연구에 힘쓰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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