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7년 7월과 8월에 미항공우주국(NASA)은 두 개의 우주탐사선 보이저1호, 2호를 잇달아 발사했다. 보이저 1, 2호는 발사 당시 목성과 토성을 탐사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이 두 우주탐사선은 1992년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 행성을 지나 시속 약 5만6000킬로미터의 속도로 우주공간 속으로 사라졌다. 이 보이저 1, 2호는 태양계를 인류에게 개방하고 미래의 갈 길을 남겨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 만약 누군가가 보이저호 같은 우주선을 타고 태양계의 끝지점쯤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우리의 지구는 도대체 어떤 모습일까?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C.E.Sagan)은 보이저호에 실린 카메라를 눈으로 삼아 우리에게 대답한다. 지구는 다만 ‘창백하고 푸른 점(Pale blue dot)이다’라고. 그것도 셀 수 없는 수 많은 점 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 그 창백하고 푸른 점에 60억이 넘는 인간이 바글대고 있다. 무한대의 우주는 바라볼 엄두도 못내면서 ‘이카로스의 날개’만은 한사코 탐내어 자신을 던져버린 무리들이다. 이들은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내랴”(롬 7:24)라고 아무리 가르쳐 주어도 전두엽에 손상을 입은 것처럼 자신의 삶에 가장 기본적인 결정조차 내리지 못하는 병을 앓고 있다.

▨… 칼 세이건은 이런 인간의 모습을 아파하며 고발한다. “지구는 광대한 우주의 무대 속에서 하나의 극히 작은 무대에 지나지 않는다. 이 조그만 점 한 구석의 일시적 지배자가 되려고 장군이나 황제들이 흐르게 했던 유혈의 강을 생각해 보라. …그들(인간)은 얼마나 빈번하게 오해를 했고, 서로 죽이려고 얼마나 날뛰고 얼마나 지독하게 서로 미워했던가 생각해 보라.” 목사들 가운데도 가슴이 뜨끔하는 이들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 우주 안에서 작은 점에 지나지 않는 지구의 정신나간 인간을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그 아들을 보내셨고, 그 아들은 십자가의 고난을 감당하셨다. 우리의 삶의 자리가 우주의 가장자리 보잘 것 없는 작은 점이고 그 작은 점에서 하나님이 지으신 인간답게 사는 것마저  포기해버린 인간을 위해서 하나님이 그 아들을 희생하셨다는 사랑은 무슨 역설인가.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면 다시 한 번 겸손해져야 한다. 이카로스의 날개라는 망상을 이 고난주간에는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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