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엡 2:19).

송창원 목사(소망세광)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엡 2:19).

본문의 말씀은 에베소서의 흐름에 있어서 2장 11절에서 22절까지 연결되는 단락의 핵심 구절이 될 뿐 아니라 에베소서 편지 전체의 주제로 이해될 수 있다. 여기에서 특별히 주목받아야 할 부분은 ‘외인’과 ‘나그네’, ‘시민’과 ‘권속’ 사이에 있는 대비이다.

이 구절에 있어서도 한글의 번역은 그 원어의 뜻을 정확히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이 있는데, 바울은 명확한 대비의 개념을 사용함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히 달라진 이방성도들의 실존적 변화를 극대화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 달라짐은 밖에서 안으로, 없음에서 함께함으로 이다.

‘외인’ vs. ‘시민’
‘외인’은 헬라어 ‘크세노스 ξνος’를 번역한 것이다. 그러면 어디 밖에 있는 ‘외인’인가? ‘크세노스’의 원 의미는 ‘낯선’, ‘외국(인)의’, ‘상관이 없는’이며, 본문에서는 ‘동일한 시민(‘숨폴리테스 συμπολτης’)’에서의 ‘시민(‘폴리테스 πολτης’)’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따라서 본문에서의 ‘외인(‘크세노스’)’은 좀 더 정확하게는 ‘시민이 아닌 자’ 즉, ‘외국인’, ‘이방인’이라는 뜻이다. 이방성도들은 이제부터 하나님나라 밖에 있는 자가 아니고, 하나님나라 안에 있는 하나님나라 백성, 하나님나라 시민이다.

‘나그네’ vs. ‘권속’
‘나그네’는 헬라어 ‘파르오이코스 προικος’의 번역이다. 이 단어는 본래 ‘파라 παρ’와 ‘오이코스 ’의 결합어로서, ‘오이코스’는 ‘집’ 또는 ‘집에 거하는 사람’, ‘집에 속한 사람’의 뜻인데, ‘파라’가 붙어서 부정의 뜻이 되었다. 즉, 집에 거하지 않거나 속하지 않은 사람이다. 식구가 아니라는 말이다.

반면에 ‘권속’은 ‘오이코스’와 어원을 같이하는 ‘오이케이오스 οκεος’를 번역한 것으로, ‘집에 속하는/거하는 사람’, ‘식구’라는 뜻이다. 본문의 ‘나그네’는 이 ‘식구’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방성도들은 이제는 더 이상 하나님의 집 밖에 있는 사람이 아니고, 하나님의 집에 속하고 거하는 사람이 되었다. 하나님 가정의 식구, 하나님의 자녀이다.

이방성도들은 이전에는 밖에 있던 자들이었다. 하나님나라 밖에, 하나님 가정 밖에 있었다. 그 결과로 하나님의 모든 좋은 것들 밖에 있던 존재들이었다.

“그 때에 너희는 그리스도 밖에 있었고, 이스라엘 나라 밖의 사람이라. 약속의 언약들에 대하여는 외인이요, 세상에서 소망이 없고 하나님도 없는 자이었더니(엡 2:11).”

‘밖에’ 그리고 ‘없는’이다. 그러나 이제는 “멀리 있던 이방인들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고”(13절), “화목 되고, 하나가 되었다”(14절~18절). 여기에서, 19절의 명제가 선포된다.

“이제부터 이방인들은 더 이상 하나님나라 밖의 사람이 아니고, 안에 거하는 시민이며, 하나님가정 밖에 있는 사람이 아니고, 안에 거하는 식구들이다!” 이 결과로 누리게 되는 ‘함께’의 특권 또한 3장 6절에서 적시된다.

“함께 상속자가 되고 함께 지체가 되고 함께 약속에 참여하는 자가 됨이라!”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진 이러한 ‘밖’에서 ‘안’으로, ‘없음’에서 ‘함께함’으로의 위치적, 실존적 변화들을 충분히 인식하고, 그 은혜를 감사하며 누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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