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등 자기성찰·미래탐색 기회
예수원·모새골 등 추천 … 면허취득, 대학탐방도 제안

수능이 끝났다. 고3 수험생들이 ‘자유’를 외치며 해방감을 맛보는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는 유독 어려운 수능 때문에 평균 10~20점이 떨어져 ‘재수’를 고민하는 아이들도 많고, 면접과 논술 준비로 더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고3들이 늘어났다. 하지만 수능 끝난 고3들의 살랑이는 마음을 잡기는 역부족이다. 수능 이후 고3 수험생을 위한 특별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미뤄뒀던 영화보기 등 문화생활에 빠지는 것도 좋지만 컴퓨터와 운전 등 자격증 취득, 가고 싶은 대학탐방 등 보다 새롭고 생산적인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예수원 ▲모새골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눈에 띄는 것은 대입준비에 밀려 돌아보지 못했던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행이다. 수험생들도 가장 하고 싶은 것으로 ‘여행’을 손꼽고 있으니 필요도 챙기고 만족도 충족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3 수험생들은 이제 불과 세달 여가 지나면 대부분 ‘청년’으로의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만큼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17년간 교사로 재직중인 김종찬 선생(천안쌍용고등학교)은 “아이들은 고등학교 3년 내내 학업에만 매어있다 보니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갖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 “청소년기에서 청년기로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만큼 자아 찾기 여행을 통해 앞으로의 장래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거나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하면서 그동안 못 나눴던 이야기도 나눠볼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교육국 간사 강신덕 목사도 “청년을 준비하는 이 시기가 일생에서 가장 중요하고 준비가 필요한 시간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할 시간과 공간을 갖게 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직 어린것만 같은 자식을 혼자 여행 떠나 보내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안전하면서도 자기성찰의 시간을 갖고 신앙까지 되돌아볼 수 있는 여행지가 있다.

쉼과 영성회복, 노동의 가치를 생각게 하는 기독교 영성공동체 모새골과 예수마을이다. 경기 양평군 강상면 송학리 모새골(모두가 새로워지는 골짜기·www.mosegol .org)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기 위해 자신을 비우는 훈련장이다. 묵상과 노동, 글 읽기를 통해 ‘자기를 비우는, 남을 섬기는, 단순한 삶을 사는, 이웃을 사랑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다. 새벽에 묵상하고, 노동하고, 점심 묵상하고, 독서하고, 강의 듣는 단조로운 일상을 보낼 수 있다.

매주 모새골에서 1박 2일간 공동생활을 한다. 강원도 태백에 위치한 예수원(www.jabbey.org)도 ‘나보다 남, 개인보다 나라’를 위해 중보 기도하며 기도와 묵상, 노동으로 영성을 재충전하는 곳이다. ‘토지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성경 말씀에 따라 ‘노동하는 것이 기도요, 기도가 노동이다’를 수칙으로 삼아 땀 흘려 일하는 것을 중시한다. 하루 세 번 예배에 참석해야 한다.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며, 기도 명상 산책 독서 노동 등 무엇을 해도 좋다. 2박 3일간씩만 머물 수 있다.

여행이 여의치 않다면 교회 프로그램을 통한 ‘자아찾기’도 가능하다. 역촌교회(이준성 목사) 청년부는 11월 22일부터 6주 동안 행복한 자기계발 세미나를 매주 토요일에 개최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주교재로 택해 자아정체성 확립을 위한 강의와 토론으로 진행 예정이다.

또한 청년들이 직접 세미나 강사로 나서 고등학교 졸업 이후 실질적인 대학생활과 이성교제 등에 대해 조언하며 도움주는 시간도 마련할 방침이다. 청년부 담당 김제희 목사는 “새해에 청년부에 올라오는 고3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될 것인지, 어떻게 신앙을 꾸려나갈 것인지를 이야기해보는 시간으로 꾸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수능이 끝난 고3학생들에게 방학동안에 컴퓨터와 운전 등 기능 자격증 취득과 가고 싶은 대학 캠퍼스를 방문해 돌아보는 것도 입시로 쌓인 스트레스도 풀고, 재미도 얻는 방법으로 추천되고 있다. 동명여고 3학년 김지은 양은 “교회에서 고3학생들을 위로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특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수능 못본 애들과 재수하는 아이들을 위해 계속적으로 축복하고 기도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능이 끝났다고 해서 대학 입시가 끝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아직 대학 지원과 논술, 면접, 실기 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 맞춰 마무리 준비에 힘쓰도록 교회의 관심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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