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룡 목사(서울강서지방∙큰나무교회)
“베리칩이 짐승의 표, 666 맞나요?” “베리칩을 받게 되면 사람의 영혼이 조종받게 되고, 적그리스도가 원하는 대로 생각이 바뀌게 되는지요?”

이런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하는가? 베리칩(VeriChip)은 사람의 몸에 투여하는 쌀알만 한 크기의 마이크로칩이다. 그 칩 안에는 사람의 생체정보가 들어 있어 미국에서는 2001년부터 의료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베리칩을 ‘666’으로 보는 사람들은 베리칩이 인간의 뇌를 조종하고, 인간의 정신을 마음대로 조종하여 결국에는 인간의 사상이 바뀌게 되어 하나님을 배도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과연 베리칩은 인간의 마음을 조종할 수 있는가? 우선 인간의 영혼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영혼은 인간의 본질적 요소이다. 인간의 영혼은 ‘나’라는 자아를 포함하며, 나의 마음과 그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욕구와 뜻과 의지가 포함된다. 영혼은 육체를 제외한 모든 것이다.

그렇다면 영혼과 육체의 관계는 어떠한가? 심리철학의 주류는 물리주의(physicalism)이다. 인본적인 물리주의자들은 인간을 순전히 물질적인 존재로 본다.

그들은 인간의 영혼은 따로 존재하지 않고 뇌의 기능에 불과하기 때문에 뇌가 죽으면 영혼도 죽는다고 믿고, 정신적 속성은 물질적 속성과 동일하다고 본다.

물리주의자들의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의 영혼은 물질적 기능에 불과하기에 인간의 뇌를 조종하거나 물질적 속성의 변화를 통하여 인간의 영혼도 바꿀 수 있다.

따라서 베리칩을 이식하면 그 칩을 통해서 인간의 생각을 조종할 수 있으며 영혼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성경적 시각이 아니라 오히려 인본주의와 무신론을 기초로 한 물리주의자들의 관점이다.

그렇다면 과연 인간은 물질로만 구성되어 있고 영혼은 뇌의 기능에 불과한 것인가? 또한 물질적 속성과 정신적 속성이 동일하며 뇌가 죽으면 영혼도 죽는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기독교 세계관은 인간이 물질로만 구성된 존재가 아니라고 답한다. 인간은 육체와 영혼으로 구성되어 있고 영혼이 본질적 요소이며, 영혼은 물질이 아니고 영혼의 속성은 물질적 속성과는 다르다고 본다.

또한 영혼은 육체와 분리되어도 여전히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영혼은 물질과 다르며 물질적 변화에 따라 영혼의 속성이 변화되지 않는다고 믿는 것이 성경적 세계관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영혼이 육체를 떠나서도 존재할 수 있다는 기독교 세계관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는 있는가? 바로 그것이 임사경험(Near-Death Experience)이다. 죽음을 경험하는 것을 말한다. 의술이 발달한 요즘은 심장마비나 뇌사 상태에서도 심폐소생술을 통해 의식이 다시 돌아온 경우가 종종 있다.

미국에서 임사경험을 한 사람은 대략 2300만 명으로 보고된다. 거의 남한 인구의 절반에 가깝다. 심장이 멈추고 뇌파가 완전히 멎은 상태에서도 자기의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보고한 사람들의 케이스가 상당하다.

이러한 사실은 인간의 영혼이 육체와 분리된 후에도 계속 의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것은 영혼이 물질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려준다.

따라서 인간의 영혼은 육체에 작은 칩을 삽입하여 조종할 수 있는 단순한 물질체가 아니다. 영혼은 물질적 속성과는 다르기 때문에 베리칩 조작으로 영혼이 온전히 조종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론적으로 베리칩을 이식하면 그 칩을 통해서 인간의 생각을 조종할 수 있으며 영혼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성경적 세계관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을 물질로 보고 뇌와 영혼을 동일하게 여기는 인본주의적 물리주의자들의 주장에 근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베리칩이 666인가? 종말적인 신앙을 갖는 것은 좋으나 진리를 구분하는 분별력이 참으로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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