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훈 목사(인천서지방∙더감사교회)
소록도에서는 시간이 빨리 달려갑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니다. 고단한 삶이었기에 저녁 먹고 그대로 쓰러져 자던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소록도병원에서 배급하던 밥시간에 맞추어진 생활패턴입니다. 아침식사 오전 4시 30분, 점심식사 10시 30분, 저녁식사 오후 4시 30분. 지금도 홀로 사는 사람들의 집 독신사에는 이 관습이 남아있습니다.

소록도에서는 신앙 생활 하는 데도 남다른 것이 많습니다. 새벽 두세 시면 어김없이 일어납니다. 예배 전에 기도하기 위해서랍니다. 소록도중앙교회당도 3시에 기지개를 켜고는 천지를 밝힙니다.

3시 50분이면 정확하게 새벽기도회가 시작되고 기도회가 끝나는 4시 20분이면 썰물처럼 빠져나갑니다. 소록도 신앙인들의 일종의 습관인데, 이 또한 아침식사 배급과 관련이 있는 듯합니다.

소록도에서는 봉사도 남다른 데가 많습니다. 중앙교회에 온 봉사자는 3시 50분 새벽기도회에 어김없이 참석합니다. 누가 지시한 것은 아니지만 특송을 부르는 게 하나의 불문율이기도 합니다.

새벽특송은 고단한 일이지만 이를 수고라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르신 찬양대원들의 열정어린 찬양이 매일 들려지기 때문입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말합니다. 소리날 때까지 찬양할거라고요.

또한 소록도에서는 목사님 세 분이 다섯 교회를 돌봅니다. 새벽기도회도 수요예배도 주일예배도 순번대로 그렇게 돌봅니다. 에큐메니컬의 정신, 하나되어 돌보는 현장입니다.

같이 한 팀원 중엔 중학생이 세 명 있었는데 그중에 한 예비중학생은 말합니다. “맘이 그렇게 흡족할 수가 없다”고요.

소록도에서는 자랑거리가 하나도 없습니다. 어르신들 앞에서 고개가 숙여질 뿐입니다. 설교하는 심방이 아닌 듣는 심방입니다.

대접받는 심방이 아닌 대접해드리는 친구되기 심방입니다. 함께하고 잘 경청하며 말벗이 돼 드리기입니다. 거기엔 비장애인도 장애인도  한센인도 모두가 하나일 뿐입니다.

저는 이제 두 번째 참여했는데 20대 초반의 사랑스러운 리더들은 10여 년을 함께한 베테랑들입니다. 저들에게도 고개가 숙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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