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원 목사(소망세광교회∙드루대 신약 Ph.D)
세월을 아끼라는 본문의 권면은 벌써 2015년도의 한 달을 지내 보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그리고 본문의 원어 상 의미는 현 한글번역의 제한적인 뜻보다 훨씬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세월” (‘카이로스’ καιρς)
한글의 ‘시간’이라는 개념에 해당되는 주 헬라어 단어는 ‘크로노스 καιρς’와 ‘카이로스  καιρς’인데, ‘크로노스’는 일반적인 ‘시간’을 의미하는 반면에 ‘카이로스’는 어떤 특별한 일이 발생하는 시간을 나타낸다.

따라서 ‘카이로스’는 그 맥락에 따라 주로 ‘시간,’ ‘세월’, 또는 ‘기회’로 번역된다. 많은 영어성경에서는 본문의 ‘카이로스’를 ‘찬스 chance’로 번역하고 있다.

“아끼라” (‘엑스아고라조’ ξαγορζω)
단적으로 말하여, ‘엑스아고라조 ξαγορζω’는 ‘아끼다’는 뜻이 아니다. 이 단어는 어원적으로 ‘시장’의 뜻을 가진 ‘아고라’에 ‘엑스’라는 접두어가 붙어 이루어진 동사로서, 광의적으로는 ‘사오다’의 뜻으로, 좀 더 명확하게는 ‘대가를 주고 다시 찾아와 완전히 내 것으로 회복하는 행위’를 위해 쓰이는 용어이다.

그래서 갈라디아서 3장 13절, 4장 5절에서는 이 뜻을 충분히 살려 ‘속량하다(몸값을 지불하고 풀어주다)’로 번역하고 있다.

“때” (‘헤메라’ μρα)
‘헤메라’는 ‘날(日)’이라는 의미의 단어이다(‘때’를 위해서는 ‘호라 ’나 ‘카이로스  καιρς’가 주로 쓰인다). 본문에서는 그 복수형이 사용되었다.

따라서 본문은 다소 막연하게 느껴지는 ‘때’의 의미보다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하루하루의 날들’을 구체적으로 지칭하고 있다.

이와 같은 원어적 이해는 본문을 새로운 각도에서, 그리고 구속사적 관점에서 이해하게 해 준다. “세월을 아끼라”의 ‘아낀다’는 개념은 그 대상이 나의 것일 때 가능한 말이다. 반면에 ‘사오라’는, 나의 것이 아니라는 개념에서 시작한다. ‘다시 찾아오라’는 말은 더더욱 그러하다.

성경은 그런 개념에서 시간과 기회를 이해하고 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원래의 인간에게 있어서 모든 시간은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모든 시간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세상을 복되게 하는 가치 있는 시간이고 기회였다. 그 시간을 인류는 소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인류의 타락과 함께 이 세상 자체가 어둠에 속하게 되었다(엡 5:8, 11 참조). 그 결과로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인간이 함께하는 모든 시간은 어둠에, 악한 영에게 속해 있게 되었다.

그래서 본문은 “날들이 악하다”라고 선포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속함을 받아 빛이 된 그리스도인들(엡 5:8)은 여전히 빼앗겨져 본질상 어둠에 속해버려 있는 시간을 적극적으로 되찾아 와 의미 있는 기회로 만드는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야 한다.

이 어둠의 세상 속에서 생각 없이 수동적으로 살아가면 이미 어둠의 영역 속에 있는 모든 시간과 날들은 다 의미 없이 흘러가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 안에, 그리스도를 위해 사용되는 시간만이 참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지금도 어둠 속에서 흘러가버려지고 있는 시간 속에 있는 성도들에게 말씀은 심각하게 요청한다.

“빼앗겨 어둠 속에 있는 시간들을 되찾아와 의미 있는 삶을 살아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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