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24:14)

최하용 목사(서울중앙지방∙한누리교회)
‘127시간’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실화로 주인공은 26세의 에런 랠스턴(Aron Ralston)입니다. 그는 2003년 4월 미국 유타주 국립공원을 등반하다가 그만 바위가 굴러 내려앉는 바람에 오른팔 손목 부분이 바위에 끼이고 말았습니다.

모든 노력을 기울였지만 끼인 팔은 빠지질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사투가 시작됐습니다. 배낭 안의 물과 빵은 떨어져 갔고, 그가 조난당한 사실을 아무도 몰라 구조대가 올 가능성도 없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오른손이 부패되는 것을 보며 살아 돌아갈 유일한 방법은 팔을 잘라내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먼저 배낭에서 옷가지를 꺼내 상처를 동여맬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 다음 있는 힘껏 팔을 비틀었습니다. 바위틈에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는 이를 악물고 팔목을 잘라내기 시작했습니다. 휴대용 칼이 무뎌 완전히 잘라내는 데는 한 시간여가 걸렸습니다.

지옥 같은 통증이 엄습했지만, 그는 주저앉을 여유도 없이 상처를 싸매고는 한 손으로 바위산을 타고 내려갔습니다. 피를 흘리면서 8㎞ 정도를 헤맨 끝에 등산객을 만나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만약 그가 아픔과 고통 때문에 결단하지 않았다면 목숨을 잃었을 것입니다. 위대한 결단을 통해 그는 생명을 얻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것이 어쩌면 선택입니다. 선택에는 언제나 결단이 필요합니다. 결단해야 할 때 신중하게 결단하지 못하면 중요한 것을 잃어버립니다.

우리는 종종 목숨을 건 결단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것을 ‘사생결단(死生決斷)’이라고 합니다.

오늘 본문은 여호수아가 백성들을 향하여 결단을 촉구하는 내용입니다. 여호수아가 세겜에서 모든 이스라엘의 지도자들과 백성들을 불러 모으고 고별설교를 하고 있습니다.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기억하라(remember)와 결단하라(decide)입니다.

하나님은 애굽에서 사백 년 동안 종살이하던 그들을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40년 광야의 길을 걸을 때는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지키시고 보호해 주셨습니다.

가나안의 여러 족속과의 전쟁에서 모든 대적을 물리치고, 약속의 땅 가나안을 차지하게 하셨습니다. 심지 아니한 포도와 감람 열매를 거두게 하셨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축복의 결과입니다. 이것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은혜를 기억하라고 강조한 여호수아는 결단하라고 촉구합니다.

왜 오늘 여호수아가 죽음을 앞두고 고별설교를 하면서 결단을 촉구하고 있습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금 삶의 놀라운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40여 년간의 광야생활을 마치고 이제는 약속의 땅을 차지하고 정착하는 단계입니다. 그들은 집을 짓고, 농사를 짓고, 편안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더는 천막을 치고 거친 모래바람 부는 광야를 이동할 필요가 없습니다. 약속의 땅에서 이제는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누리며 살면 됩니다.

여기에 여호수아의 고민이 있습니다. 광야에서는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고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살았는데 이 백성들이 좋은 집에 거주하고 비옥한 땅에서 농사를 짓고, 배부르게 호의호식하며 살 때 과연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하나님을 제대로 섬기겠는가, 입니다.

이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여호수아는 모든 백성들을 모아 놓고 유언처럼 선포합니다. 너희가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는 엄청난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으므로 이제는 하나님을 더 잘 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앙의 주어는 언제나 ‘내’가 아닌 ‘주님’입니다. 내가 주님의 영광을 가로채는 순간 나 자신이 우상이 됩니다. 2015년 새해에 주님은 우리에게 결단을 촉구하십니다.

“애굽에서 섬기던 신들을 치워 버리고 여호와만 섬기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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