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룡 목사(서울강서지방∙큰나무교회)
우리는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왜 하나님은 인간이 죄를 짓도록 방관하셨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성경적 죄의 정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죄란 무엇인가? 죄는 단순히 사람을 속이고 폭행하고 살인하는 부도덕한 행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죄의 증상에 불과하다. 죄의 본질은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지 못하는 것이다.

죄는 하나님과 전혀 상관없이 자기 맘대로 사는 것을 말한다. 자기가 하나님을 대신해서 주인 행세를 하는 것이 바로 성경에서 말하는 죄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하나님을 거역하고 하나님과 상관없이 자기가 주인 되어 사는 사람들은 모두 죄인이다. 우리는 이러한 인간의 범죄가 창세기 3장에 나타난 아담의 불순종에서 기인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은 인간이 죄를 짓도록 방관하셨는가? 하나님은 왜 인간의 범죄를 허용하셨는가? 이 문제는 인간의 ‘자유의지’와 관련 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셨다. 그래서 인간은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책임적 존재가 된 것이다.

인간은 자유의지로 하나님을 자유롭게 경배하고 순종할 수 있었다. 물론 인간이 자유의지로 하나님을 거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반문한다. ‘하나님께서 인간이 자유의지를 잘못 사용할 줄 알았으면서 왜 자유의지를 주셨는가?’ 사실 자유의지는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이 자유롭게 선택하고,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졌다는 것은 가장 큰 복이다.

만약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면 인간은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과 같다. 자유의지는 하나님 형상으로서의 인간됨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자유의지는 부엌칼에 비유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부엌칼을 만든 목적은 요리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그 칼은 요리에 사용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사람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는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만일 그 칼의 부정적 가능성 때문에 요리사에게 칼을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요리를 할 수 있겠는가?

요리사의 칼보다 더 귀중하고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인간의 자유의지이다. 따라서 인간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자유의지인 것이다.

인간이 자유의지를 잘 사용하여 하나님께 순종하고 그분의 복을 누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자유의지를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반항하는 데 사용하였다. 따라서 자유의지의 오용은 전적으로 인간의 책임인 것이다.

하나님이 인간의 자유 선택을 무시하고 억지로 하나님을 믿게 하거나 순종하게 만든다면 이것은 인간의 참된 가치를 말살하는 비도덕적 행위가 될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하나님을 거부할 수 있는 자율성마저도 허락하심으로써 인간을 존중하셨다.

하나님은 인간이 죄를 짓도록 수수방관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의지로 인간이 자유롭고 인격적으로 하나님과 깊이 사귈 수 있도록 인간을 존중해 주셨고 깊이 배려해 주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고귀한 자유의지를 하나님을 경배하는 데 사용하지 않고 하나님을 거부하고 대항하는 데 사용한 것이다. 그 선택의 책임은 하나님께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선택을 한 인간에게 있다.

예수님 시대 가룟 유다는 예수님을 잘 믿을 수 있는 기회와 특권을 부여받은 사람이었다. 그는 3년 동안 예수님의 가르침과 병 고침 그리고 기적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보고 경험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결국 예수님을 배반했다. 이것은 가룟 유다의 선택이었다. 그 선택의 책임은 예수님께 있는 것이 아니라 가룟 유다에게 있다.

오늘날에도 하나님께서는 여러 가지 사인을 통해 우리들에게 말씀하신다. 매순간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나님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고 그 말씀에 순종하는 심령이 참으로 복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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