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을 발명한 사람’이라고 평가받는 자동차 왕 헨리 포드(Henry Ford)는 자동차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한 독특한 경영관리의 선구자였다. 그는 시스템에 의한 부품의 표준화, 제품의 단순화, 작업의 전문화 등 ‘3S운동’을 전개하고 컨베이어에 부품을 올려 이동시키는 이동조립 방법 즉, ‘포드 시스템’을 통해 당시로서는 꿈도 꿀 수 없었던 대량생산을 이뤄냈다.

▨… 자동차는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Say’s Law)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했다. 1929년 10월의 대공황이 터지기 전까지는 산업자본주의의 비상한 능력이 ‘보이지 않는 손’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믿음이 생겨날 지경이었다. 그러나 대공황의 수렁에 빠져들면서 세이의 법칙은 무너졌고 케인스(J. M. Keynes)는 “수요에 의해 공급은 결정되어야 한다”고 일갈했다.

▨… 고전적인 경제학자들은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위한 시장의 조절기능을 ‘보이지 않는 손’이 감당해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인스는 그 보이지 않는 손의 모호성을 깨뜨려 버리고 국가가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가가 재정정책을 수립하고 통화량을 조절하며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경제체제에 국가 관여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 우리나라의 교회는 1970년대에 대부흥의 전기를 맞이하였다. 방방곡곡에 우후죽순처럼 교회가 개척되었고 신학생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정통성이 아리송한 신학교들도 마구잡이로 문을 열었다. 정통교단들도 교세 확장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개척의 용사를 포드시스템이 자동차를 생산하듯 쏟아냈다. 세이의 법칙이 한국 교회를 삼켜버리고 성령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비하되는 사태였다. 가히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모습이었다.

▨… 우리 교단도 한 해에 200명 정도의 사역지망생들을 배출한다. 오라는 곳도, 갈 곳도 없는 ‘취준생’들은 오직 보이지 않는 손의 도움을 요청하며 무릎을 꿇는다. 먼저 길을 연 선배들의 성공담을 가슴에 새기며…. 그러나 세이의 법칙이나 케인스의 일갈은 경제논리이지 기독교의 논리가 아니다. 성령의 역사를 보이지 않는 손으로 격하시켜서도 안 된다. 이제는 교단이 대책마련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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