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니콜라스(Saint Nicholas)에 관한 역사적 기록은 남아있는 것이 별로 없다. 그가 4세기 초반 쯤에 미라(러시아 지역)의 주교였다는 말이 전해져 오기는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그가 토막으로 잘려 소금에 절여진 세 명의 어린아이를 되살렸다는 이야기에 매료되었던 동방정교회는 그에게 어린아이들의 수호성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니케아 회의 때에는 아리우스의 턱에 주먹을 날렸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온다.

▨… 이 성 니콜라스가 성탄절을 알리는 산타클로스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흰 수염에 발그스레한 뺨 그리고 볼록한 배불뚝이의 산타클로스가 실재했던 성 니콜라우스와 어느 정도나 닮았을까. 오늘의 산타클로스의 캐릭터는 1931년에 코카콜라 회사가 스웨덴의 젊은 아티스트에게 용역을 주어서 개발해 낸 것이다.

▨… 코카콜라는 그 독특한 맛으로 전 세계에서 수익을 올리는 자본주의의 상징처럼 알려진 기업이다. 이 거대기업이 산타클로스의 캐릭터에다 사용료를 부과하였다면 그 수익은 아마도 천문학적인 숫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 거대한 수익의 창출을 코카콜라가 간과해서 놓쳐버린 것일까. 아닐 것이다. 기업의 생리라는 측면에서 코카콜라는 캐릭터의 수익 대신에 전세계인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는 길을 뚫은 것이다.

▨… 크리스마스 캐럴이 사라지고, 크리스마스 트리도 차츰 그 숫자가 줄어드는 거리에 산타클로스마저 사라진다면…. 그렇더라도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 오늘의 크리스마스 문화는 상업주의적 분위기와 결별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크리스마스 캐럴도, 트리도, 산타클로스도 사라진 다음이라야 진정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은 실현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 오늘의 한국교회는 산타클로스의 캐릭터 사용료에 연연하지 않은 코카콜라의 아량에 감사해야 할 판이다. 이 사회를 떠받치며, 이끌어왔던 한국교회의 힘이 소진되어 가고 있다는 증거가 캐럴도, 트리도 없는 크리스마스로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또 교회가 이 땅의 문화중심부에서 차츰 소외되어 가는 현상이 성탄절에 대한 무관심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물어야 한다. 성탄이 이 땅의 모든 사람에게 진정 복음이라는 사실을 밝힐 결의가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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