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룡 목사(서울강서지방∙큰나무교회)
목회를 하면서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은 이것이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을 줄 알면서 하나님께서는 왜 선악과를 만들어 놓았습니까?” 어떻게 답해야 하는가? 하나님이 선악과를 만드신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선악과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과연 선악과란 무엇인가? 선악과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지만 거기에는 보다 더 깊은 뜻이 있다. 선악과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세워진 하나의 법으로 볼 수 있다.

하나님이 하나님 되심과 인간이 인간됨을 구분하는 법이다. 예컨대, 복잡한 도시에 교통법규가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아마 교통사고와 인명 사고가 많이 나서 극도로 혼란에 빠질 것이다. 이러한 혼돈을 피하려면 반드시 법이 있어야 하고, 일정한 질서가 있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에덴동산을 만드신 후에 아담에게 통치권을 주셨다. 아담은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인간과 만물의 관계는 확정되었다. 문제는 하나님과 아담의 관계이다.

아담이 언제나 자신이 하나님의 피조물임을 되새기고, 하나님이 그의 하나님 되심을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겠는가? 그것이 바로 선악과이다.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동산 각종 나무의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창 2:16~17)

아담은 선악과를 볼 때마다 “아! 나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이구나! 내 위에는 하나님이 계시는구나! 나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돼! 그래서, 나는 하나님과 깊이 사귀고 하나님을 의존하면서 살아야 하는 존재구나”를 알고 되새길 수 있었을 것이다.

하나님이 하나님 되시고 인간이 인간됨을 알게 하고, 창조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악과라는 법이 있어야만 했다. 그러한 이유로 하나님께서는 선악과를 만드셨고 그것을 먹지 말라 하셨고, 먹으면 정녕 죽으리라 경고까지 하신 것이다. 이것이 선악과이다.

그렇다면 선악과를 따먹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 왜 그것이 죄가 되며 인류에게 죽음과 고통을 가져왔는가?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었다는 것은 단순히 과일 하나를 먹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불순종이다. 의도적으로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것이다.

하나님이 하나님 되시고, 인간이 인간됨을 알게 하는 한계선을 파괴한 사건이다. 인간이 하나님을 존중하고 하나님과 교제하며 살아갈 때 행복할 수 있다는 창조의 법칙을 깨버린 것이다.

그래서 인간이 선악과를 먹은 사건은 일종의 하나님께 대한 인간의 선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선악과 사건 때문에 인간과 하나님 사이의 친밀한 관계가 깨어졌다.

하나님과 항상 교제하면서 하나님과 붙어 있도록 창조된 인간이 하나님과 분리되고 독립을 선언한 사건이 바로 선악과를 따먹은 사건이다.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 속에 살아갈 때 인간은 영생을 누릴 수 있었지만 선악과 사건 때문에 인간은 하나님과 분리되었으며 영적 죽음, 육체적 죽음, 그리고 영원한 죽음을 경험하게 되었다.

‘하나님 없이 내가 주인 되어 내 마음대로 살겠다’는 것이 바로 영적 죽음이고 죄의 뿌리이며, 선악과 사건의 본질이다.

그렇다면 예수 믿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내가 하나님과 상관없이 살아온 죄인임을 깨닫고 그 죄를 회개하며  예수 십자가의 공로를 의지해서 예수님을 나의 주, 나의 하나님으로 모셔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내 인생에 하나님이 필요합니다. 주님이 주인이십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이다.

오늘날 예수 믿는 우리의 삶에 다시는 선악과를 따먹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하겠다. 우리 삶에 주님의 주권과 다스림을 매순간 고백하고 경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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