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감독회장 당선인, 업무도 따로따로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총회 파행 이후, 극심한 행정혼란을 겪는 등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고수철 김국도 목사가 각각 감독회장 당선인으로 공포됨에 따라 행정도 둘로 나뉜 것.
고수철 목사측은 16층 본부를 폐쇄하고 지난 11월 3일부터 감리교 일영연수원에서 기감 본부 사무국, 선교국, 감독회장실 직원 등과 이틀간 금식기도회를 가진 후 행정 업무를 보고 있는 중이다.
김국도 목사측도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기감 본부 13층 군선교회 사무실에서 출판국 전 직원과 교육국, 선교국 일부직원들과 시무예배를 드리고 공식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김 목사측은 16층 본부가 폐쇄됨에 따라 임시로 13층에서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한편, 원활한 행정을 위해 본부직원들의 조속한 복귀를 명령했다. 만약 이에 따르지 않을 시에는 면직 등 행정처분을 내린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번 달 새 감독회장의 공식업무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당초 3일, 출근을 둘러싼 두 당선인의 충돌이 예상됐으나 고수철 목사측이 일영연수원으로 들어감에 따라 일단 물리적 충돌은 피한 셈이다. 그러나 두 감독회장 당선인 간의 싸움으로 인한 행정공백과 마비현상으로 교단 내 목회자들과 성도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고수철 목사측은 시급한 행정처리를 요하는 일을 위해 임시방편으로 서울 안국동 하나로빌딩 내 중앙감리교회를 빌려 업무를 재개하려 했으나 교회측의 협조를 얻지 못해 무산됐다. 이천에서 교회건축에 필요한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 감독회장 직인을 받으러왔던 한 목회자는 건물직원들에게 봉변만 당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한편 당선인 양측은 사태 장기화를 피하기 위해 서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입장차이가 워낙 커 조율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수철 목사측은 직무집행방해금지가처분 등 취할 수 있는 모든 법적조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이에 김국도 목사측도 법적 맞대응에 나서는 등 감리교 사태는 지루한 법적공방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