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건일 목사(서울서지방∙북아현교회)
연말이 다가오면 꼭 하는 일이 있다.  한 해 동안 사역을 하면서 기록된 수첩들을 뒤적이며 내게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들을 살펴보고, 그 속에서 하나님께 감사한 제목을 뽑아보는 것이다.

올해는 여러 개의 감사 제목 중에 10개의 감사 제목을 정리해 순서를 매겼다. 올해는 작년과 그 이전, 그리고 몇 해 전의 수첩과 QT 책도 펴 보았다. 잊고 있었던 감사의 제목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 내가 얼마나 존귀함을 입었는지도 생각해 보게 됐다.

깊은 밤 모두가 잠든 시간에 하나님 앞에 홀로 앉아 내게 베푸신 주의 은혜를 하나 하나 적어 보았다. 그리고 다시 그것에 순서를 달았다. 이제 감사 제목 톱 10을 적어 본다. 

10위는 외모가 전보다 더 멋있어짐이다. 남들은 웃을지 모르지만 내게는 중요한 문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흰머리가 늘어 가고 있어 중후한 멋이 더해 가니 감사한 일이 아닌가!

9위는 많은 아이디어를 주신 것이다. 설교 한편, 한편 쓰기가 어렵고 힘들고 괴로운데, 그때마다 지혜를 주셔서 최선을 다해 설교를 준비할 수 있게 해 주심에 감사한다.

8위는 다양한 사역으로 섬길 수 있게 하심이다. 크고 작은 일들로 주변에 있는 모임에 참여하여 섬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7위는 두 남매가 목표한 계획들을 잘 이룰 수 있게 하심이다.

6위는 양육의 기쁨을 알게 하심이다. 꾸준히 성경공부를 하면서 성도들이 성숙해 가고 있음에 감사한데 더욱이 6남전도회가 성경공부와 신앙 간증으로 자신의 변화 성숙을 고백하고 교회를 섬기려고 하는 믿음이 자라나고 있어 더욱 감사하다.

5위는 신앙 멘토와 깊은 교제에 감사함이다. 신앙적으로 여러 가지 결단과 고민이 있을 때 형님에게 자주 연락하고 교제하면서 평신도 처지에서 판단하고 이해하게 됐다.

4위는 주의 자비하심과 긍휼을 깊이 체험하게 하심이다. 내 삶이 주의 자비로 산다는 것을 많은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3위는 다시금 새로운 꿈을 꾸게 하심이다. 나는 꿈을 꿀 때가 제일 행복하다. 목회 현장에서 나태하지 않으며 새로운 도전의식으로 전진할 수 있는 비전을 다시 한 번 다질 수 있는 계기가 있었는데 참으로 감사했다.

2위는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게 하심이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가장 큰 보물은 필요할 때 가장 적절하게 돕는 분들을 보내주시고 늘 곁에 두신 것에 감사한다.

사람이 재산이다. 정말 목회 현장에서 사랑하는 성도들이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이렇게 아름답고 복된 성도들 덕분에 행복하다.

모든 일에서 우선적으로 목회를 배려하는 장로님들, 무엇인가 필요함을 보고 채우려 하는 권사님들, 솔선수범하며 적극적으로 나서서 헌신하는 집사님들, 무엇보다 청년들과 학생회의 부흥을 감사한다. 부임할 때 10명도 안 모였는데 지금은 60~70명 모인다.

올해 감사 제목 1위는 부모님이 건강하시다는 것이다. 이제 아버님 연세 82세, 어머님 연세 78세에 아직도 건강하게 살아계심에 감사한다.

작은 지병은 있지만 어디든지 다니시고 아직도 열심히 전도하신다. 얼마 전에 장인어른(87세)께서 농기계를 다루다가 다치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러함에도 큰 사고가 아니라 해서 마음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이러한 사건들로 나는 부모님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리고 그분들이 건강한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가슴 깊이 느낀 한 해였다.

이것이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나의 감사 제목들이다. 우리 모두 감사 제목들을 뽑아 가족들과 성도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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