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학업, 자유에 빠져 짝 못찾는 노처녀 노총각 늘어
기독데이트스쿨 참여 등 활동 제안 … 부모역할이 중요

일러스트=서재형
만혼이 넘쳐난다. 신부가 없어 결혼이 늦어진 농촌총각 얘기가 아니다. 경제적 여유와 사회적 지위까지 있는 사람들이 결혼을 안 했거나 늦게 하고 있다.

‘2005년 인구주택 총 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그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지난 95년 26.6%였던 서울의 25~34세 여성의 미혼율이 10년만인 2005년 50.5%까지 늘었다. 서울에 사는 출산연령층 여성의 미혼율이 10년 새 두 배나 증가한 것이다. 지난 10년간 노총각, 노처녀가 급증했다는 얘기다. 성공, 자유, 연애처럼 싱글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가능한 한 길게 누리며 결혼시기를 늦추고 있는 노총각노처녀들 때문에 속썩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결혼에 무관심한 청년들
대전에 사는 김정숙 권사(가명)는 33세 노처녀인 딸 때문에 매일 골치가 아프다. 대학원까지 졸업한 딸이 디자이너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통 결혼에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애가 신앙도 좋고 모자랄 것 하나 없는데 만날 바쁘다는 핑계로 결혼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요. 주변에서는 결혼이 늦다고 다들 걱정하는데 본인만 태평하죠. 이러다가 나이 만먹고 결혼 못할까봐 걱정이에요.”
서울에 사는 박미란 권사(가명)의 가장 큰 걱정도 36세가 된 노총각 아들의 결혼문제다. “박사학위 때문에 공부하느라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갔어요. 이제 박사아들이 됐지만 제짝을 찾지 못하고 있죠. 그렇다고 아무하고나 결혼시킬 수도 없는 일이고 이래저래 고민이 많아요.”

높은 배우자 기대치, 개인중시 등 원인
왜 이렇게 결혼이 늦어지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결혼을 늦추는 원인으로 여성의 경제활동, 학업 및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을 꼽았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경제적으로 남자들과 어느 정도 대등한 위치에 오른 여성들이 이젠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자발적 노처녀’가 늘어나면서 ‘비자발적 노총각, 노처녀’의 수도 급증하고 있다. 간절히 결혼을 원하는데도 제 짝을 만나기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려워진 것이다. 또한 가족이란 이름으로 생활하던 것들이 이제 개인 중시로 바뀌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가정사역자들은 “부모도 자녀도 가족도 나라도 어떤 공동체도 우선순위가 될 수 없다는 자아중심의 가치관이 팽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자에 대한 욕심이 너무 높다는 것도 만혼풍조의 주범이 되고 있다. 외모와 성격은 물론이요, 학벌, 경제력 등 온갖 조건을 다 따진다. 특히 크리스천들의 경우 ‘신앙’까지 조건 항목에 올려져 있으니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교회 내 노총각노처녀가 많은 까닭도 여기에 있다.
더욱이 자녀들이 결혼 적령기를 넘겼는데도부모들의 눈높이는 낮아질 줄 모른다는 점이다. 귀하게 키운 자식에게 이상형 사위, 며느리를 짝지어주려는 부모마음이야 다 똑같을 것이다. 그러나 결혼 적령기를 놓친 이들에겐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독데이트스쿨 등 활용 추천
귀한 자식들 혹시나 제짝을 찾지 못할까 고민하는 부모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도움 받을 곳은 없을까. 주변에 좋은 처녀총각들 소개시켜 주려고 해도 “부담된다”며 고사하는 자녀들을 위해 보다 소문도 안 나면서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선’에만 의존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사람을 만나야 ‘결혼’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창조웨딩스쿨(www..weddingschool.or.kr), 크리스천데이트결혼준비학교(www.young28.co.kr), 청년의뜰(www.ayacw.org)에서는 크리스천청년들의 짝찾기를 돕는다. 크리스천 대상이라고 해도 이들 데이트스쿨에서는 ‘신앙’만 따지는 것은 아니다. 우선 신앙을 기반으로 해야하지만 다양한 만남을 통해 데이트부터 결혼성사까지 돕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결혼에 대한 다양한 고민상담과 부모들의 고민까지 상담해 주며, 세미나와 교육, 각종 이벤트로 배우자를 만날 준비를 하게 해 준다는 점이 공통된 특징이다.

교회도 청년 짝찾기 나서야
‘만혼’은 어느새 우리사회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녀가 결혼하지 못할까 애가타는 부모, 결혼하려 정신차려보니 서른을 훌쩍 넘긴 노처녀총각들의 문제는 더 이상 개인사, 가정사가 아니게 되었다. 이제 교회도 청년들의 결혼에 대해서 적극 나서야할 때가 됐다. 젊은 청년들 일만 시키지 말고, 일꾼 놓치기 아깝다고 미루지 말고 주안에서 결혼하도록 돕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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