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완식 목사(경남서지방∙태평교회)
내가 목회 첫발을 내디딘 때는 신학교를 졸업한 해인 1987년 1월이다. 그 때는 참 막막했다. 우선, 사역지가 아는 이라고는 한 사람도 없었던 어느 지방 도시였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것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유치부, 유초등부, 학생회 그리고 청년부를 혼자 다 지도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가장 괴로웠던 점은 교회학교를 체계적으로 지도할만한 능력이 부족했고 무엇보다도 교육재료가 변변치 않았다는 것이다.

신학교에서 공부하는 동안 교회교육 분야에서는 고작 두 과목을 수강한 것이 전부다. 기독교 교육개론과 교회학교 교사론이다.

그래서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교육계획서를 작성했고 체계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교보재를 준비한 후 어린이들과 학생들을 교육했다. 지금 되돌아보면 오로지 하나님 은혜로 사역을 감당한 것 같다.

그로부터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렀다. 올해 초부터 94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 태평교회에서 보람있게 목회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여러 전임 목회자들이 남기신 값진 목회와 신앙유산 덕분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다음세대를 어떻게 교육하고 신앙적으로 지도할 것인가에 대해서 부임초기부터 고민하며 기도해 왔다.

그러던 중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가 쓴 ‘2020 2040 한국교회 미래지도’를 충격적으로 읽은 후 그런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

그는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한국교회, 잔치는 끝났다! 한국교회는 성장이 잠시 주춤한 것이 아니라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갱신하지 않고 그냥 이대로 가면 2050~2060년경에는 400만, 아니 300만 명대로 교인수가 줄어들 수도 있다. 주일학교는 30~40만 명대로 줄어들 수 있다.’(39쪽) 다행히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저자는 대응방안도 제시한다.

‘성장 한계의 늪에 빠진 한국 교회가 새로운 부흥의 파도를 타기 위해서는 영성의 수준을 높이고, 목회자의 자질을 높여 복음의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또한 교회교육의 수준을 높여 신앙계승을 원활하게 하고, 미래의 양적 부흥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어린이 청소년부서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앞으로 15년 동안 쏟아져 나올 1640만 명의 은퇴자를 교회의 새로운 역동적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47~48쪽) 다음세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위기 극복의 한 가지 중요한 지름길이라는 저자의 지적에 깊이 공감한다. 문제는 ‘어떻게’라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 BCM 소그룹 반목회라는 것을 처음 접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교사가 자신에게 맡겨진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목회자의 심정을 가지고 사랑하고 돌보고 기도하고 가르칠 뿐 아니라 더불어 삶을 나누는 일이다.

부교역자로 사역하는 동안에 부분적으로 그것을 적용하면서 ‘교회학교를 획기적으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태평교회 교육 현장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BCM이 가진 장점을 나는 다음과 같이 이해하고 있다. 첫째,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이라는 성결교단의 고유한 신학과 신앙에 근거를 둔 교육철학이니만큼 정체성이 확실하다.

둘째, 수많은 연구와 오랜 임상을 거친 것이므로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셋째, 지도교역자와 교사 모두 교육내용과 방향 설정에 매년 고민할 필요가 없다. 교육의 지속성, 연계성, 통일성 면에서 안심할 수 있다.

넷째, 교사들이 열과 성을 다하여 지침대로 따르기만 하면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다섯째, 교단 전체 교회학교가 동일한 목표와 방향을 지향할 수 있으므로 교역자가 바뀌더라도 교육이 뿌리째 흔들릴 위험이 없다.

앞으로 태평교회는 교육위원회를 중심으로 모든 교육부서가 BCM 소그룹 반목회에 올인할 것이다. 다음세대를 키우는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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