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들은 다른 종교보다 개신교를 더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종교단체 연구원에서 조사해 발표한 종교별 신뢰도를 보면 개신교가 삼대 종교 중 가장 처진다.

만 16세 이상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사회, 정치, 종교에 관한 대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황 방문으로 긍정적 이미지를 심은 ‘천주교’가 45.5%로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불교(41.6%)’ 개신교(26.1%) 순이었다. 교황방문 이후 천주교의 신뢰도가 높아졌다 치더라도 이정도면 낙제점이다.

지난해 기윤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한국교회의 신뢰도는 5점 만점에서 2.62점에 머물렀다. 개신교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19.4%에 불과했다. 3년 연속해서 개신교가 가장 수치스러운 점수를 받았다.

신앙생활 만족도나 행복지수에는 개신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월등히 앞선 것은 그나마 위안이 됐다. 삶에 대한 만족(행복)도도 개신교가 가장 많았고(54.9%), 천주교(48.2%), 종교 없음(41.8%), 불교(40.6%) 순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얼마나 불행하느냐는  질문에도 개신교는 13%로 가장 낮게 나왔다.

그렇다면 개인 신앙생활과 만족도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개신교가 대사회적 영향력에 있어서는 부정적 비판을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신앙생활에서는 만족도를 얻고 행복을 느끼면서도 이를 이웃이나 사회와 나누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기주의적인 신앙이라는 것이다.

성경적 가르침이나 교리, 신앙 활동에는 충실하면서도 우리 사회의 고통 받는 이웃을 위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일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것이다.

이번 설문에서도 많은 응답자들은 종교가 우리 사회의 아픔을 위로하고 품어주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그렇지만 개신교가 여기에 대해 제대로 응답을 못했기 때문에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또 공동체 회복을 위한 종교계의 역할로 ‘양심과 도덕성의 강화(25.6%)’를 기대했으며, ‘보살핌과 연대(21.0%)’, ‘생명가치의 확산(16.5%)’을 꼽았지만 종교 간 갈등 원인을 제공하는 종교로는 개신교라는 답변이 59.2%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종교간의 화해에 대한 기여가 없다는 것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방증이다.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최근에도 김홍도 전 감독회장이 사기미수 혐의로 구속 수감 됐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 목사도 횡령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존경받아야 할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으며 사회적인 비난의 대상이 됐다. 더욱이 교회 재정 횡령과 사기, 이성 문제 등 종교인에게는 치명적인 잘못으로 구설수에 올라 한국교회 전체의 신로도가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대형교회 세습과 한국교회의 다툼 등이 개신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기독교는 신뢰가 생명이다. 교회에 대한 신뢰가 바닥인 상황에서 아무리 복음을 외치고 전도에 나서도 공허한 구호에 그칠 뿐이다.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지도자, 성도들이 모두 환골탈태해야 한다. 기독교 윤리 회복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교회와 목회자가 얼마나 성경 말씀과 하나 된 삶을 살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의 교회는 말씀은 온데간데없고 세상적 가치를 따라가는 세속화의 수렁에 빠져 있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한국교회의 지도자와 목회자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다함께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지금의 구태를 답습한다면 신뢰 회복의 진정성은 의심받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위기인 줄 알면서도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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