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8:7~11)

이동명 목사(충북지방∙함께하는교회)
동전의 양면 같은 두 사람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꼭 붙어 지내지만 너무 달라서 서로에게 이질감이란 상처를 주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교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서로 소중하지만 아프기도 합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하면서 두 사람은 서로의 다른 모습에 익숙해져 갔습니다. 그리고 인간을, 가치는 동등하지만 역할은 다르게 지으신 하나님을 만나면서 어느덧 서로 인정하고 감사하며 기쁨으로 돕기도 하였습니다.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서로를 아낍니다. 그렇게 하나님 안에서 두 사람은 꿈과 소망도 함께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사람이 큰 죄를 지었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세상적인 방법으로 그 죄를 감춰버리자고 하지만 그 사람은 고스란히 그 죄의 무게를 짊어지고 길을 떠났습니다.

남은 사람은 몸이 찢어진 듯 아팠습니다. 떠난 사람이 남기고 간 것들을 정리하며 원망도 하고 그리워도 하지만 그가 남긴 흔적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미워 보이지 않게 하려고 힘껏 일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죄 짐을 벗겨주실 주님께 나아가 회개하고 죄의 무게에서 벗어나길 기도했습니다.

비록 서로가 떨어져 있지만 함께 나누던 그 꿈과 소망을 반드시 이루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살다가 결국 환히 웃으며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며 살기로 했습니다. 

남은 사람은 떠난 사람이 그리울 때마다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혀 끌려온 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려는 사람들에게 하신 말씀을 묵상합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사람이 먼저 돌을 던지라!” 남은 사람은 떠난 사람을 위해 기도할 때마다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혀 끌려온 한 여인에게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합니다. “가서 다시는 죄 짓지 말아라!”

그렇습니다. 사람은 모두 죄인입니다. 그래서 그 누구도 서로를 향해 돌을 던질 수 없습니다. 설령 간음을 했다 해도 그 사람에게 돌을 던져도 될 만큼 죄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떠난 사람이 지은 죄와 그가 남기고 간 상처와 짐들을 생각하면 할수록, 그래서 울고 화를 내고 그래서 그를 비난하고 원망하면 할수록 남은 사람은 자기도 죄인이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습니다.

떠난 사람과 늘 함께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고 떠난 사람을 자기 목숨같이 사랑했다고 생각했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꽤 괜찮은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남은 사람은 자기가 얼마나 혐오스러운 위선자였는지 알게 된 겁니다. 아, 그렇습니다. 떠난 사람은 상처가 아니라 진실을 남겼습니다. 남은 사람이 위선자라는 진실 말입니다.

떠난 사람과 정말 함께 있었다면 그는 그렇게 큰 죄를 짓지 않았을 겁니다. 떠난 사람을 정말 자기 몸처럼 사랑했다면 설령 죄를 지었다 해도 그는 그렇게 떠나지 않았을 겁니다.

떠난 사람의 죄와 남은 사람의 위선을 함께 나누고 함께 하나님께 엎드려 기도했더라면 그래서 예수님의 십자가 구속의 은혜로 함께 용서받았더라면, 그렇게 용서 받은 죄인으로 함께 살았을 겁니다.

아! 하지만 그는 떠났고 이제 홀로 남았으니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부질없는 일일뿐입니다. 

남은 사람은 떠난 사람을 이전보다 더욱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죄인을 위해 죽으신 이유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떠난 사람을 위해 기도하며 그를 하나님의 손에 맡기고, 그가 남기고 간 일들을 수습하고, 그가 놓고 간 짐들을 대신 짊어지고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아, 떠난 사람이 남긴 것은 상처가 아니라 사랑이었습니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바로 그런 사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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