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학도들이 즐기는 유머 한토막. 유명한 신학자 카를 바르트(K. Barth)가 죽어서 천국 문 앞에 섰다. 베드로가 그를 맞으며 늘 하던 대로 몇 가지를 물었다, 신앙과 생활에 대해서. 바르트는 질문의 대답을 질문으로 대신했다. 그 질문에 함축되어 있는 신학적 의미는 무엇이며 또 예수의 사상은 어떻게 용해되어져 있는가 하고. 바르트의 질문은 끝없이 이어졌고 ‘학문없는 범인’(행 4장)은 대답이 궁해져 천사장 미카엘을 불렀다(그 뒷이야기는 생략).

▨… 아마도 신학자로서 생전에 가장 많은 저작을 남긴 사람은 카를 바르트일 것이다. 바르트의 추종자들을 제외한다면 신학자로 이름을 얻은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바르트의 저작물을 다 읽은 이력의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바르티안들조차 투덜거렸을까. ‘저작물에 치어서 바르트 공부 포기해야겠네’라고. 어쩌면 바르트 몰라도 목사 할 수 있는 성결교회는 목사들에겐 천국일지도 모른다.

▨… ‘바르트 교회교의학’의 방대함조차 알지 못하는 목사들도, “설교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므로 가능할 수 있는 작업이다”라는 그의 말은 곧잘 인용한다. 그가 반히틀러 운동의 기치 역할을 한 ‘바르멘선언문’의 실질적인 작성자였다는 사실과 그가 죽기 바로 전날 평생의 친구였던 투르나이젠에게 “세상은 여전히 어둡고 고통으로 차 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부활하셨네”라고 토로한 내용은 더 자주 인용한다.

▨… 어느 젊은 목사가 청빙을 받고도 망설이는 이유를 노목사에게 밝혔다. 그 교회에는 ‘가방 끈이 긴’ 장로님들이 많고 특히 신학을 제대로(?) 공부한 장로님이 계시다는 소리에 기가 죽는다고. 하기는 목회하기 가장 까다로운 교회는 신학 공부했으나 목사 대신 장로가 된 사람이 있는 교회라는 속설이 통설처럼 굳어져 있기는 하다.

▨… 노목사가 청빙을 받고 망설이는 젊은 목사에게 말했다. “가방 끈이 긴 장로님들과 신학을 제대로 공부한 장로님은 공부하는 목사님을 알아보는 눈이 있으시다네.” 신학도서가 팔리지 않는 이유는 성령의 도우심을 제멋대로 강조하며 방패막이로 삼는 목사들이 넘쳐나는 탓이라는 진단이 오진이기를 바란다. 목사들의 고학력은 책 없이 성령의 도움만으로도 이뤄지는 것인지, 조금 알쏭달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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