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에서는 루터에 의해, 스위스와 제네바에서는 칼빈에 의해 종교개혁의 깃발이 세워져 새로운 교회가 그 모습을 드러낼 즈음이었다. 영국에서는 루터나 칼빈의 개혁과는 전혀 상관없는 형태의 새로운 교회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절대왕권을 쥐고 있었던 영국의 국왕 헨리8세는 왕비와의 결혼을 무효화하는 것에 교황 클레멘트7세가 동의하지 않자 로마교황청과의 관계를 단절해 버렸다. 그러고는 스스로 대주교를 임명하였다.

▨… 영국에서 이뤄진 새로운 교회, 성공회(Anglican Church)의 창립은 너무도 세속적인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성공회는 나이 든 아내를 버리고 젊은 여인을 새 아내로 맞이하고자 하는 절대권력의 남자가 그 욕망을 주체할 수 없어 벌인 난장판 속에서 시작되어었다라고 한다면, 교회사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 어쩌면 너무도 세속적인 인간들의 난장판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나라는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헨리8세가 교황과 대립각을 세운 것은 순전히 인간적인 자신의 욕망 때문에서였다. 그는 훗날 두 번째 부인과의 결혼도 무효화하고 세 번째 부인을 맞이하였다. 그 일에는 자신이 임명한 캔터베리 대주교 크랜머(T.Cranmer)를 앞장세웠다. 한 걸음 더 나가 1534년 11월, 영국의회에서 헨리8세는 자신이 영국교회의 유일한 최고의 머리임을 선언하는 ‘교회 수장령’을 통과시켰다.

▨… 헨리8세가 제멋대로 춤추는 난장판은 계속 이어졌다. 수장령을 거부한 죄로 피셔 주교를 비롯해 ‘유토피아’의 저자 토머스 모어(Thomas More)와 수도사들이 처형되었다. 헨리8세는 로마가톨릭 교회에 대한 헌금을 금지시키고 376개의 수도원을 해산시켰다. 그 와중에 레딩수도원에 안치되어 있었던 예수님의 성혈이 담겨 있다고 믿어온 유리병도 깨뜨려 버렸다.

▨… 최근 한국교회에 헨리8세 같은 위인들이 제멋대로 춤추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성결교회도 오십보 백보다. 이 내용들을 기사화해야 하는 것인지, 기자들의 고뇌는 깊어만간다. 그러나 인간이 난장판을 벌여도 새로운 교회는 그 모습을 드러내듯 하나님의 역사는 지속되고 있다. 그것이 믿는자에겐 위로다.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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