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원 목사(경기서지방∙소망세광교회)
교황 방한과 함께 한국은 가히 교황신드롬을 앓고 있다. 파격적으로 소박하고, 낮은 자를 보듬는 화해의 사자로서의 교황의 면모는 집중적으로 부각되었고, 각종 암울한 현실로부터의 구원을 갈망하던 국민들은 예루살렘 성으로 입성하던 예수를 맞듯 “비바 파파, 비바 파파”를 외치며 열광적으로 그를 영접하였다.

그런데 시복식에서 주최측이 마이크로 이끌었던 “비바 일 파파”(이탈리어로 더 정확한 표현) 연호는 절대겸비를 표방하나 동시에 이율배반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교황의 비성경적인 절대권위, 절대권력의 실체를 단적으로 보게 하였다.

“비바 일 파파(VIVA IL PAPA)”는 다름 아닌 “교황님 만세(萬歲)”다. ‘교황님 만세’를 주최측은 유도했고, 청중은 그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 어떤 경우에는 그보다 더 숭배적인 의미를 품고 열정적으로 ‘교황 만세’를 외쳤다.

교황은 자연스럽게 그 연호를 받아들이고 청중을 축복하였다. 그러나 성경의 사건들과 가르침은 그런 행위를 명백히 배격하고 있다. 베드로는 그를 맞으며 엎드려 절하는 고넬료를 일으켜 세우며 “일어서라. 나도 사람이다”고 만류하였다(행 10:25~26).

바울과 바나바는 신들만이 일으킬 수 있는 기적을 행하였다고 생각하여 그들에게 제사하고 경배하려고 했던 루스드라 사람들의 행위를 인지한 순간 자신들이 그 참람한 일에 관계없음을 표명하기 위해 지체 없이 옷을 찢고 그들에게 뛰어 들어가 그 행위를 제지하였다.

그리고 이런 헛된 일을 버리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선포하였다(행 14:8~15). 반면에 헤롯왕은 그를 높이며 그를 향해 “이는 신의 소리요, 사람의 소리가 아니라”고 외치는 백성들을 만류하지 않고 하나님께만 돌려야 하는 영광을 스스로 취하여 하나님의 엄위한 징벌을 받아 죽임을 당하였다(행 12:21~23).

가톨릭 스스로 제1대 교황으로 추앙하고 있는 베드로 사도도, 사도 중의 사도였던 바울도 받지 않은 영광을 어떻게 교황들은 자연스럽게 취할 수 있는가? 만약 베드로나 바울이라면 ‘베드로 만세!’‘바울 만세!’ 연호를 허용했을까?

성경적으로 그런 식의 높임은 오로지 하나님께만 향한 것이다. 그 영광은 삼위일체 하나님께만 돌릴 수 있고 삼위일체 하나님만 받으실 수 있다. 그래서 예수님은 받으셨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이적을 보이시며 사람 낚는 어부의 사명을 확인시키셨을 때 베드로는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입니다”고 말하며 예수님 무릎 아래 엎드렸다.

예수님은 그 고백과 경배를 받으셨다(눅 5:8). 파도와 풍랑까지도 순복게 하시는 예수님을 향해서도 사람들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고 말하며 절하였다. 그 경배도 예수님은 받으셨다(마 14:33).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백성들의 찬송을 예수님은 받으셨다. 바리새인들의 제지 요청을 듣자 오히려 그들을 꾸짖으시고 그 경배를 받으셨다(눅 19: 37~40). 사람 중에는 예수님만, 본질상 참 하나님이신 예수님만 그 칭송을 받으실 자격이 있으시다. 그 영광은 예수님께만 돌려드려야 한다!

실로 아시아를 겨냥한 바티칸의 치밀한 선교정치와 그 선두에 서 있는 종교 최고 권력자의 몸을 던지는 절절한 팬서비스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개신교회의 무력함이 안타깝다. 이럴 때는 가톨릭의 문제점 지적과 맞불 집회 등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개신교와 가톨릭의 명백한 신학적 차이를 확실하고 설득력 있게 드러내어 개신교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오히려 차제에 개신교의 신앙적, 신학적 자부심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한다.

가톨릭은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하나의 신앙에서 출발하였을 뿐 유대교나 이슬람교 등과 같이 이미 개신교와는 다른 종교라는 것을 분명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진정 신구약 성경만을 유일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그리스도인에게와 교회에는 오직 ‘예수님 찬양’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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