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춘 목사(총회 역사편찬위원장∙강경교회)
신앙은 공동의 기억을 바탕으로 형성되었다. 그 기억을 바탕으로 선포와 고백이 일어나고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집필의 필요성이 생겨나 선지자들과 사도들은 기록을 후대에 남겼다. 그것이 오늘 우리 손에 쥐여진 성경이다.

교단역사 100주년이 넘어가면서 100년의 역사를 지닌 교회들이 개 교회사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이는 후대에 자긍심을 심어주고, 개 교회의 독특한 신앙 형성의 배경과 미래를 향한 신학적 방향을 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본인은 역사편찬위원장으로서 이 고무적인 일에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제시하여 개 교회사 집필을 계획하는 교회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개 교회사 발간의 문제점은 우선 출판사 선정의 문제다. 개 교회사를 출판한 교회가 많이 있는데 대개의 경우 출판사 없이 출판되고 있다. 책의 권위를 더하기 위해서는 출판사를 통해야 한다. 개 교회사가 훗날 논문자료로 또는 역사신학도들의 자료로 참고될 것이다. 

또 집필인의 문제도 있다. 교회사는 엄중한 역사신학자의 관점과 신학적 해석을 통한 의미 적출이 있어야 한다. 이런 작업은 충분한 신학수업, 특히 지금까지 걸어온 교회의 발자취가 어떤 신학적 의미가 있는지를 추적하여 미래세대에 신학적 방향을 제시하는 역사신학적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역사신학을 전공한 학자들의 참여와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교회사 편집이나 집필은 글쓰는 재능이 있다고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분야의 일정 수준 (degree)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예컨대 참고서적을 인용하는 방식이나 미주를 달기는 했으나 주로 베끼는 수준이다. 인용 방식이 표절에 가깝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사를 인용할 때 거의 한 사람의 책에 의존하여 베끼다시피 하거나 그 인용한 책도 어떤 권위를 지녔는지에 의문을 갖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성결교회사 부분에서는 권위 있는 자료는 찾아보기 힘든 지경이다. 최근 학자들의 이론이나 참고문은 거의 인용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게다가 편집방향이 타 교회와 대동소이하여 마치 붕어빵 찍어내듯 한다면 개 교회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의 독특성이 몰개성화될 우려가 있다.

이와 함께 현직 담임목사의 홍보물 또는 교회홍보물로 전락할 위험성이 있다. 현재 진행되는 역사의 해석은 후대의 몫이다. 후대가 지금의 역사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문제는 남겨 두어야 한다.그런 여지를 남겨두어야 역사 앞에서 진실한 교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개 교회사는 주로 현직 담임목사의 업적과 리더십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 밖에도 고액의 출판비용이 문제다. 개 교회사의 출판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이유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개 교회사의 집필에 도움을 주고자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교단의 역사편찬위원회와 서울신학대학교 내의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와의 협약을 체결한 뒤 개 교회 담임목사와 편집위원을 초청하여 ‘개 교회사 집필 워크숍’을 진행하여 한국성결교회사와 출판의 기준을 이수한 후에 출판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필자와 편집자를 외부에 의뢰할 경우 역사신학 전공자를 최우선으로 한다. 이미 우리 교단에는 그런 전공자가 많고 역사연구소의 훌륭한 연구원이 많이 있다.

셋째, 지방회에서 역사위원회를 선정하여 역사편찬위원회에서 ‘역사자료보관 및 역사위원회 워크숍’을 진행하게 한다.

넷째, 출판을 교단의 유관기관에 의뢰한다. 또 총회산하에 좋은 출판사가 있다. 이런 권위 있는 기관에 의뢰하면 개 교회의 역사책의 권위도 살리고, 연구비용을 지원하므로 연구소나 서울신학대학교 같은 교육기관과 총회를 간접적으로 돕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 

교회의 질과 수준을 가름하는 척도가 될 수 있는 훌륭한 개 교회사가 많이 출간되어 교단 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일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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