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병 초기에는 대체로 감기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병은 종국에는 ‘에볼라 출혈열’이라는 병으로 진행되어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버린다. 현재로선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한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못해서 치사율 90%인 이 전염병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1976년에 처음 확인된 이 에볼라 바이러스는 지난 5개월 동안 826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 세계보건기구(WHO)가 ‘에볼라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세계의 나라들은 서아프리카에서 자국민 철수에 나섰다. 많은 나라들은 이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의 어느 대학에서는 아프리카 11개국의 대학생 20여 명도 참석할 예정인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에볼라를 두려워한 시민들이 행사취소를 청원하고 있다는 보도다.

▨… 미국 정부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의사 켄트 브랜틀리(33)를 송환한 데 이어 선교사 낸시 라이트볼(60)도 격리시설을 갖춘 전용기를 띄워 데려왔다. 미국 일각에서는 “에볼라 환자를 미국으로 돌아오게 하는 일을 중단하라”고 상당히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지만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소장은 “우려는 이해하지만 낯선 것에 대한 공포가 우리의 연대감을 이길 수는 없다”고 일갈했다.

▨… 브랜틀리는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환자들을 돌보았다. 라이트볼은 같은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펼친 선교사이다. 라이트볼은 철수를 권유받았을 때 고개를 가로저었다. “여기 일을 중단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나는 오히려 축복받은 것”이라고 말하면서…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이들은 꼬집을는지도 모른다. “그래, 축복받은 게 겨우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이냐?”라고.

▨… 우리 사회는 아프리카인들의 입국까지 막으려는데 선교사 라이트볼 부부는 에볼라 감염환자들 곁으로 달려갔다. 무엇이 저들을 그곳으로 달려가게 했을까? “아 그것은 말로 할 수 없고 글로 쓸 수 없으니 예수의 사랑이 어떠한지는 그가 사랑하시는 사람들만이 안다.”-베르나르 드 클레르보(1153). 그리스도인이란, “왜 제게 이런 일이 일어납니까?”라고 외치다가도 “주여,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라고 순종하는 사람임을 라이트볼은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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