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총회장이 향후 3년간 교단의 다양한 업무를 주관할 항존 부서와 각 기관의 운영위원, 특별위원, 감사, 4년 임기의 유지재단 이사 일부 등을 공천했다. 공천부의 위임을 받은 총회장이 총회에서 약속한 대로 20일 이내에 전격 발표했다.

13일 공천부 모임에서 총회장에게 공천을 위임한 지 사흘 만에 나온 터라 항존위원들의 직무감당 자격 유무와 전문성, 업무 수행 능력 등이 충분히 검증되었느냐는 지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총회 임원회나 실행위원회 보고 등 기존 관례를 깨는 이례적인 공천이라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번에 공천된 항존위원들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헌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신웅 총회장은 지난 16일 인선 발표를 하면서 "너무 강한 인사는 배제하고 그동안 소외된 인사들을 공천하려고 노력했다"면서 “다소 섭섭하게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교단을 위해 수용해 달라”고 밝혔다.

실제로 129명에 달하는 공천명단을 보면 처음으로 항존위원이 된 인사가 절반가량 된다. 교단 정치에서 소외되거나 배제되었던 인사들이 대거 발탁된 점은 신선하기까지 하다. 경험이 많다고 하여 특정인들이 항존 부서를 독식하는 모습은 지양되어야 하고 전문성과 지역적 안배를 고려하면서 새로운 일꾼을 발굴하는 일은 교단의 새로운 인재 등용이라는 차원에서 계속 지향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총회 법과 행정 등의 경험이 부족한 인사에게 교단의 중요한 보직을 맡기는 일도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다. 재판위원회나 헌법연구위원회, 선거관리위원회,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등과 같은 부서는 다른 부서보다 전문성과 경험이 중시되는 곳인데 새로운 인물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선관위를 제외하곤 직무의 연속성 부분도 약해 보인다. 새 인물이라고 해서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신구의 조화가 이뤄졌다면 더 많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조금은 아쉽다.

이번에 선임된 항존위원들은 특정 지역과 계파나 자기 부서의 이익보다는 교단이라는 큰 틀에서 맡은바 직분을 수행해야 한다. 교단은 그동안 전직 총무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이 사실이다. 교단 부서 내에서도 분열 양상도 보였고, 항존위원회 간에도 권한의 대립으로 논란을 벌인 적이 있다. 심지어 총회를 이끌어가는 총회장과 임원회가 대립하는 모습을 보인 적도 있다.

사실 이번 공천도 일부에서는 편 가르기식 인사이고, 공천부와 실행위원회를 무력화한 공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런 비판이 커지고 서로 대립하면 갈등이 다시 재연될 수 있다. 교단의 화합의 길은 요원해진다. 이럴 때일수록 항존위원들은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고 공감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계파를 초월한 통합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교단의 일을 위해 선택받고 부름을 받았다면 지혜와 전문성을 발휘해 고유의 역할과 사명을 감당하는 일에만 전념해야 한다. 줏대 없이 부화뇌동하는 일은 없어야겠고, 개인의 이익이나 감정을 앞세워도 안 된다. 

권한보다는 책임을 먼저 생각하고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또 시간과 경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회의 자료를 꼼꼼히 챙기고 사전에 충분히 준비하고 회의에 참석해야 하며, 정책 결정도 신중하게 해야 한다. 준비된 회의만이 생산적인 논의를 가능케 하고 교단 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대충주의를 극복하고 헌신적인 봉사로 성도들에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총회본부도 총회 항존위원이 일할 수 있도록 행정적, 정책적 보좌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교단의 화합과 부흥을 위해서는 공천된 항존위원과 새 지도부의 책임과 역할이 막중하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