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일래 전 총회장의 임기 1년에 대한 평가는 훗날 성결교회 사가들에 의해 이뤄질 것이다. 현재로서는 그의 재임 기간 중점사업이었던 2·3·4부흥운동이 조일래 시대라면 떠오르는 사업이다. 많은 개척교회 목사들이 참여했고 조 전 총회장의 독려로 후원금을 낸 교회도 적지 않았다. 그 결과 교회부흥 보고가 이어졌으며 개척교회들은 운동의 지속을 요청했다.

▨… 전도운동도 재정적 여유에 좌우된다고 말하면 목사들, 특히 개척교회 목사들은 서글퍼할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강조하는 어떤 목사님들은 노발대발할지도 모르지만 제108년차 총회에서 나타난 현실은 돈 없으면 전도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의 확인이었다. 개척교회들이, 미자립교회들이 아무리 2·3·4부흥운동의 지속을 요청해도 자금 지원에 부담을 느낀 총회는 부결할 수밖에 없었다.

 ▨… 이신웅 신임 총회장은 중점사업으로 ‘복음 112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2·3·4부흥운동 지속 청원이 부결되는 현실에서 이 총회장은 ‘제로베이스 교회 개척운동’을 전개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 총회장의 복안을 아직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지만 말 자체의 뉘앙스로 보아 맨손(돈 안드는)으로 하는 교회 개척, 하나님의 도우심을 전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부흥운동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 ‘모든 문제의 해답은 복음’임을 강조하는 이 총회장의 발상으로 이전과는 다른 부흥운동의 물결이 성결교회를 뒤덮을 수 있을까. 헌혈, 장기기증서약, 연탄나눔운동 등 이 총회장이 실천하고자 하는 계획들은 자금 소요가 많은 운동은 아니므로 재정적인 압박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도 모두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 2·3·4부흥운동 지속청원을 부결시킨 미안함(?)도 조금은 씻어낼 수 있지 않겠는가.

▨… 불가(佛家)에서는 수행자들이 입는 옷을 분소의(糞掃衣)라고 한다. 시체를 쌌던 옷이나 버려진 옷들을 주워다가 빨아서 그 조각들을 꿰매어 만든 겉옷이다. 그러나 오늘의 수행자들은 그 시늉을 하느라 멀쩡한 천을 잘라서 만든다. 해마다 바뀌는 중점사업, 총회장이 바뀌니 어쩔 수 없다지만, 수행자의 분소의처럼 시늉내기에만 급급하다가 해마다 부결처리해야만 한다면… 게하시를 향한 꾸짖음이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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