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회 심포지엄, ‘평화통일과 한국교회’ 주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기독교학회(회장 유석성 총장)는 지난 5월 23일 서울신대 존토마스홀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을 모색했다. 이날 강사들은 통일을 위해서는 정부와 교회의 역할이 구분되어야 하며, 통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독일교회의 모습을 모델로 삼을 것을 제안했다.

기조연설에 나선 유석성 총장은 “외세에 의해 갈라진 분단의 역사가 내년이면 70년이 되지만 아직도 한국은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다”며 “통일은 선교적 명령이자 이 시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며  평화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세미나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방법을 논의하는 공론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수진영의 반공이념 극복해야
이어 진행된 발표에서 허호익 교수(대전신대)는 한국교회 보수 진영의 ‘반공이념’의 극복을 평화통일의 과제로 내놓았다. 허 교수는 “한경직 목사를 비롯해 일부 우익적인 기독교인들은 북한을 멸하여야 할 ‘붉은 용’으로 표현하며 원수로 반공 이데올로기를 한국교회에 심었다”며 “이것 때문에 아직도 보수 주류 교회가 반통일세력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허 교수는 ‘체험적 공산주의’를 한국교회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지적했다. 그는 “동양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리던 평양을 비롯한 북한의 전 지역에서 기독교가 초토화됐으며, 이른바 인민재판의 방식으로 가족을 잃은 기독교인들이 세월이 흘렀다고 해서 북한을 향한 적대감을 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전쟁으로 생긴 피해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화해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산정권으로부터 직접적인 박해를 받은 기독교인들의 체험이 아무리 고통스러웠어도, 전쟁으로 인한 정신적 외상에서 벗어나 적대적 반공주의를 극복하고 치유와 화해를 위한 열린 마음을 가져야 평화통일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교회 역할 구분 필요해
박종화 목사(경동교회)는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정부와 교회의 역할이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통일 문제에 관한 한 교회는 사랑과 공의를 기반으로 하는 종교적 NGO 중의 하나”라며 “정부는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고 교회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활동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회의 대북 상대는 북한 정부나 당이 아니라 ‘백성’이라는 점을 늘 기억하며 사회체제에서 오는 차이점이 있다 해도 ‘민간 대 민간’의 교류협력은 지속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박 목사는 “통일된 나라의 한국 교회는 아시아, 특히 동북아시아 복음화와 선교의 첨병이 되어야 한다”며 “외형적, 물리적 국력에 서는 중국이나 일본, 러시아와 상당한 거리가 있지만 선교와 복음화를 중심으로 한 ‘힘, 꿈, 인력, 비전’에 있어서는 한국 교회가 선두주자인 것만큼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독교회의 사역 배워야
독일 통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독일교회의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주도홍 교수(백석대)는 분단 시절에도 원칙을 지키며 동독교회를 도왔던 서독교회의 사역을 소개하며 한국교회의 역할을 제시했다.

주 교수는 “서독교회는 명목 있는 도움으로 상대의 자존심을 지키며 동독교회의 사역을 지원했다”며 “그리스도의 사랑에 입각한 확고한 철학,  순수한 원칙을 바탕으로 한 지원의 다양성과 대담성으로 동독을 도왔고 동독 정부의 신뢰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독일교회는 이데올로기가 그리스도의 사랑의 명령을 가로막을 수 없음을 바로 인식하고, 성령이 주시는 인내와 사랑으로 어려운 시대 하나님이 주신 역사적 사명을 감당했다”며 “서독교회의 사역에는 ‘섬김의 신학’, ‘실천적 대화’, ‘성육신의 사랑’의 원칙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주 교수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성경적 통일관’, ‘존경받는 교회’, ‘공공신학’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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