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하늘이 흐리고 비가 내린다.
바다가 삼켜버린 세월호가 온 국민의 눈물이 되어 내리는가.

무엇으로 어떻게
이 큰 아픔과 고통을 달래고 위로할 수 있을까.
아무리 기도하고 마음을 다져보지만
살려 달라는 아이들의 애절한 절규가 너무나 견디기 어렵습니다.
인간의 슬픔과 고통의 한계점은 어디까지일까요.
자식은 죽으면 부모의 가슴에 묻는다는데
그것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합니까.
안타까워, 안타까워 영혼마저 메말라 갑니다.
아들을 잃은 어느 장로님의 시 제목이
“그리 아니 하실지라도”였습니다.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 해도 그 아픔을 이길 수 있다는 것입니까.
범사의 감사신앙으로 초월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신앙은 어디까지가 가능합니까.
누가 그 아비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으랴.

온갖 장비와 인력을 다하여 진도 바다를 뒤덮은 구제작업 현장은
우리 민족 전체의 통곡이요 고난입니다. 초상집입니다.
자신의 목숨은 뒤로하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잠수부들의 희생
연일 내일 제쳐놓고 달려와 봉사하는 그 애씀
연일 줄이어 늘어선 참배의 꽃줄기
이 모든 안타까움이 철썩이는 파도처럼 쉬지 말았으면 합니다.
목숨까지 바쳐버린 젊은 해군병사
그놈의 방송 보다 붉은 바다가 보기 싫어 TV를 꺼버렸습니다.
그 현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 때문입니다.
하나님 내 아버지여!
무엇으로 어떻게 하면 됩니까.
노란 리본을 달면 됩니까.
하얀 국화를 바치면 되겠습니까.
세월이 약이라 하고 인내하면 아물어지겠습니까.
운명이려니 받아드리기는 너무 아픕니다. 고통입니다.
꿈도 이루어 보지 못한 내 자식은 어디로 갔는가.
하늘이 데려갔는가. 바다가 삼켜버렸나.
불러도 소리 쳐도 대답 없는 아들아! 딸아!
너를 먼저 보낸 내 입에 밥이 들어가겠는가.
물인들 넘어가랴.
두 다리 뻗고 잠이 오겠습니까.
그 지옥 같은 물속에서 살려 달라는 목소리를
나는 천 개의 심장으로도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도 비는 오락가락합니다.
하나님, 이것이 우리 민족의 시험입니까.
광야로 내몰아 버린 고난의 연단입니까.
이런 고난도 내일의 유익이 되겠습니까.
시험이라도 연단이라도 너무도 가혹합니다.
나는 웁니다.
통곡을 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란 눈물뿐입니다.
울자, 울고 또 울자.
못난 조국 앞에 울자.
나도 아버지라서 울고
용서 받아야 할 죄인이라서 또 울자.
이 멈출 수 없는 눈물을
상처가 담긴 가족들 가슴에도
역사에 소용돌이 속에 선 우리 민족 앞에도 바칩니다.

사랑하는 내 조국아!
내 민족아, 내 형제들아!
우리 함께 울자.
울어서 지워지는 슬픔이라면
손에 손을 잡고 가슴과 가슴을 부딪치며 울자.
날이 새도록 울어보자.
누군가 하얀 손수건으로 이 눈물을 닦아 줄 때까지.


2014년 5월
세월호 침몰을 보면서

이성환 목사(양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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