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있음이 헛되도다”(시 127:1).

하나님께서 집을 세우지 않으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헛되다'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샤베'는 속이 비어있다는 것으로, 결과가 없는 헛수고를 의미한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세워주셔야 올바른 가정이 될 수 있음을 뜻한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집을 세우신다는 것은 무엇일까? 히브리어로 ‘집’은 ‘바이트’이다. ‘바이트'는 우리들이 살고 있는 집을 뜻하지만 또한 하나님께서 임재하여 계신 성전을 의미기도 한다. 이는 하나님을 그 중심에 모시지 않는 가정은 가정으로서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하나님이 없는 집은 생활의 편의를 위한 건물이나 시설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가정은 하나님을 모시는 작은 교회 곧 가족 단위로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거룩한 성소이다.
가정의 달 5월을 보내면서 우리들이 우선적으로 점검하여야 할 것은 우리 가정의 참 주인이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올바른 가정이 되려면 하나님께서 각 가정의 참 주인이 되셔야 한다. 명목상 주인이 아니라 모든 것을 책임지시고 매사를 결정하시는 중심이 되셔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올바른 가정이 될 수 있다.

하나님의 창조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은 인간의 창조였다. 그런데 그것은 가정의 창조이기도 하였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기 때문이다(창 1:27). 하나님께서는 온 세상 만물을 창조하시면서 과정마다 ‘보시기에 좋았다’라고 하셨다. 그것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의도대로 흡족하게 창조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지 않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아담이 혼자 지내는 것이었다(창 2:18).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 하와를 창조하여 주심으로 모든 것을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로 바꾸어 주셨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가정을 세우시는 분이시지만, 우리도 바른 가정을 세우는 일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 그래서 시편 본문은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것'과 더불어 ‘세우는 자의 수고'가 강조되어 있다. 하나님은 집을 세우는 우리의 수고를 헛되지 않게 하시는 분이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제쳐놓고 독단적으로 집을 세우는 분이 아니시다. 하나님의 뜻에 맞도록 집을 세워 나갈 책임이 우리들 각자에게 주어져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나님 뜻에 맞도록 가정을 세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녀들을 하나님의 사람들로 키우는 일이다. 그래서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시 127:3)이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기업’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나할라'는 하나님께서 나누어 주신 유산을 의미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유산은 우리들의 자녀들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가나안으로 부르시면서 그 땅을 그와 그의 자손에게 유업으로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그것은 여호수아에 의한 가나안 정복으로 성취되었다.

그러나 아브라함에게 그런 약속보다 더 소중한 유업은 100세에 얻은 이삭이었다. 그 아들을 통하여 아브라함의 씨는 번성하게 되었고, 그 가운데에서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셨다.

부모는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을 위탁받아 기르는 하나님의 동역자이다. 그런 부모는 또한 거룩한 가정 성소를 책임 맡은 작은 제사장들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의 신앙고백문인 ‘쉐마’ 본문(신 6:4~9)에서 모세가 자녀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할 것을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다. 바울 역시 부모에게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할 것을 강조하였다(엡 6:4). 그래야 자녀들에게 공경받는 부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녀들은 미래의 꿈이요 소망이다. 하나님께서 이 시대의 미래와 꿈을 실현시켜 나가시는 방법은 자녀들을 통해서이다. 그런 점에서 자녀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하는 것은 곧 가정의 미래를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는 길이기도 하다.

내일에 대한 소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행복이다. 자녀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하는 일은 부모에게 맡겨진 부담이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거룩한 사역이면서 가정의 행복을 이뤄 가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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