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영 박사(서울신대)

창조는 하나님께서 사람을 만들어 복을 주시는 것으로 완성되었다(창 1:27-31). 하나님은 창조물이 완성될 때마다 보시기에 좋았다며 만족하셨다. 물론 사람을 만드신 후에도 역시 보시기에 심히 좋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창세기 2장에 따르면 하나님은 남자를 우선 만드시고 그가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여 여자를 만드셨다(창 2:18). 결국 사람은 혼자서는 보기에 좋은 그림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연합하여 가족을 이룰 때(창 2:24) 보시기에 심히 좋은 것이 되었으며(창 1:31) 창조는 마무리될 수 있었다.

남자와 여자 모두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졌다(창 1:27). 여자는 ‘아담을 돕는 배필’로서  히브리어로는 에제르 케네그도 즉 ‘남자를 돕는자’라고 표현되었다. 히브리어에서 여성형 명사는 주로 남성형 명사의 뒤에 ‘아’ 발음을 더해 완성되곤 한다. 그러나 이 문장에서는 여성형 명사인 에즈라 대신 남성형인 에제르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어 여자는 남자와 동일한 위치에서 서로 돕는 자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해석되고 있다.

여자는 남자의 갈비뼈를 취해 만들어졌고 남자는 여자를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창 2:23)고 말했다. 다시 말해서 남자와 여자가 함께 한 가족은 서로 돕는 뼈와 살로 연합된 피의 동맹체인 것이다.

가족과 가정생활은 고대 근동에 서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단위였다. 대가족 혹은 2세대 이상의 소가족은 생물학적 가족의 의미보다는 하나의 사회적 단위로서 매우 중요했다. 때때로 대가족이 모여 살던 한 구역 안에는 3세대 이상이 살기도 했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가까운 친족 이상의 많은 사람이 작은 가족 단위로 함께 거주했다.

가정을 다스리는 권리는 가장에게 있었으며 대체로 3세대에 걸쳐 구성된 가족의 조부가 가장의 역할을 했다. 이러한 가족은 베트 아브 즉, 아버지의 집을 이룬다. 바이트는 히브리어로 ‘집’을 의미하며 아브는 ‘아버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베트 아브는 아버지를 중심으로 하는 가부장적 가족을 보여주고 있다.

베트 아브는 피를 나눈 형제들과 결혼으로 엮인 여인들로 구성되었으며 이스라엘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였다. 이 가족은 이스라엘 민족의 종교적, 사회적, 그리고 경제적 생활 영역의 핵심이었으며 이스라엘의 역사, 신앙, 그리고 전통의 중심에 위치했다. 같은 조부모와 결혼하지 않은 아이들을 제외하고 베트 아브는 가족 구성원에 몇 세대를 포함하는데 이들은 주로 한울타리 안에 모여 살면서 서로 돕고 연합하는 생활을 하였다.

그림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베트 아브라는 울타리 안에 대가족이 함께 거주했으며 아버지는 생계와 가족의 질서를 책임졌다. 어머니는 아이들을 키우고 교육하며 음식과 의복을 책임지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갔다. 크든 작든 이스라엘 가족은 각각의 구성원들을 그 안에서 교육하고 사회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던 응집력 있는 조직이었다.

베트 아브 안에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이스라엘 가족의 모습은 분명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할 때 보시기에 좋았던 모습임에 분명하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돕고 함께 할 때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가정의 달 5월. 우리는 가족의 연합으로 한 번 더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심히 좋은 가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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