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로 희생당한 이들과 유가족, 아직까지 실종상태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분들께 진심어린 위로를 전하며 마지막까지 실종자 구조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기대한다.

온 나라가 세월호 참사의 비극으로 눈물 흘리며 가슴을 부여잡고 통곡하고 있다.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의 고통과 아픔은 말할 것도 없고 일반 국민 대다수가 슬픔과 분노, 무력감을 호소하고 있다. 어느 참사보다 희생자 규모가 크고, 희생된 이들 대다수가 고교 2학년 어린 자녀들이란 점에서 그 고통은 더욱 배가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실종자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한다.

구조가 늦어지면서 희망의 촛불이 꺼져 가고 있지만, ‘자녀들을 가슴에 단 한 번이라도 품어보고 싶다’는 가족들의 눈물이 우리 앞에 있음을 기억하길 바란다. 단 하나의 가능성이라도 부여잡고 기도하며 구조를 애원하는 온 국민의 마음을 살펴 정부와 관계 기관 모두가 마지막까지 실종자 구조에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

또한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힘써주길 바란다. 이미 공개된 자료와 조사 내용을 통해 세월호의 선장과 선원들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무능했는지 드러났다. 침몰 사고 원인은 차치하고라도 사고 이후 어린 학생들은 배에 머물게 해 놓고 자기들은 구호선을 타고 탈출한 것은 최소한의 양심과 도리마저 저버린 행위다.

정부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원인과 책임소재를 명확히 할 뿐만 아니라 그 책임에 맞춰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동시에 우리는 사건 직후 정부와 관련 기관이 보여준 대처 모습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함께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사건 발생 직후 가장 먼저 실종자 구조에 힘써야 할 우리 정부와 관계 기관은 혼선만 거듭했다. 탑승자와 구조자 수 발표가 수차례 변경되었고 초기 구호는 우왕좌왕했다. 생명은 꺼져 가는데 정부와 관계 기관의 구호는 겉돌기만 한 것이다. 심지어 현장 구호 와중에 보인 정부 관계자들의 비상식적인 태도는 국민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정부는 ‘책임자 처벌’만을 언급할 것이 아니라 정부의 미숙한 대처와 혼선에 대한 종합적 성찰, 미숙한 대처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따져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 국민들의 슬픔과 분노를 치유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한국교회는 침몰 사고 직후 해당지역 교회 차원의 구호활동과 함께 봉사단 및 긴급구호단을 파견해 가족들을 위로하고 봉사자를 지원하는 일에 힘썼다. 사고 후 첫 주일 때는 온 교회가 실종자의 귀환을 위해 한마음으로 기도했다. 온 국민과 함께 마음을 모은 것이다. 일부 교회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출석하는 안산 지역 교회들은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우리 교회는 장기적으로 가족을 잃은 상실감과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사로잡힌 가족들과 홀로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불안감을 가진 생존자, 어린 제자들을 죽게 했다는 마음의 짐을 가진 교사들, 그리고 슬픔과 고통에 가슴 아파하는 국민 모두의 마음을 돌보는 일에 힘써야 한다. 모든 이들의 가슴에 새겨진 이 상처는 쉽게 치유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모두를 힘들게 할 것이다.

교회가 이들의 곁에서 상처를 보듬고 싸매는 일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더라도 가능한 방법을 찾고, 지혜로운 실천을 이행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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