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교회를 비롯해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참여하는 2014년 부활절연합예배가 오는 4월 20일 오전 5시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열린다. 주제는 ‘생명의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로, 성서 본문은 요엘 2장 12∼13절, 로마서 4장 24∼25절, 누가복음 18장 9∼14절로 정해졌다. 논란이 되던 설교자는 김장환 목사로 최종 선정했다.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는 3년여 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지도부의 일방적 조직 운영과 이단 해제 등으로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태동하면서부터 분열되어 치러졌다. 그러나 한기총이 예장합동의 탈회로 사실상 연합기구로서의 위상을 상실해, 주요 교단이 연합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한국교회 연합으로 진행하게 됐다. 예장합동 참여는 아직 유동적이지만, 한국교회 차원의 연합예배로서 부활절예배의 위상을 회복하게 된 것이다.

이번 연합예배에서 주목되는 점은 헌금을 장애우 선교, 쌍용자동차 노조원 가족 생계 지원, 북한 어린이 돕기, 동자동 쪽방 협동조합 지원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위해 사용키로 한 점이다. 북한 어린이 돕기는 몇 차례 연합예배 헌금 사용처였고 장애우 선교는 장애인주일과 겹친 데 이유가 있다지만 쌍용차 노조원 가족 생계 지원은 보수적인 한국교회 입장에선 선뜻 결정하기 어려웠을 내용이다. 이는 한국교회가 보수와 진보를 떠나 우리 사회의 문제에 마음을 모으고 사랑을 나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동자동 쪽방 지원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한국교회 행보는 연합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서울에서 열리는 부활절연합예배가 한국교회 차원의 상징적 예배라면, 전국 100여개 시, 군, 구의 부활절연합예배는 실질적인 연합예배라 할 것이다. 각 교단의 연합이 상징적이고 가치 지향적이라면 삶의 공간을 같이하면서 지역사회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협력자인 시, 군, 구 교회는 연합과 일치의 실질적 당사자다. 그러므로 이들이 드리는 연합예배는 지역사회의 실제적인 문제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향후 공동의 실천을 담보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연합운동의 현 상황 때문에 준비위원회가 각 지역의 연합예배를 지원, 협력하지 못하지만, 각 지역 연합예배는 제시된 연합예배의 주제, 성서 본문, 설교해설, 기도문, 예배문 등을 공유하면서 자체의 연합예배를 더욱 내실있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오늘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를 더욱 의미있게 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가 기독인만의 축제가 아니라 비기독인도 공감하거나 이해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하나님 앞에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드려야 한다는 것만 생각하여 비기독인이 깊이 잠든 새벽시간 공개된 장소에서 드려진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해서는 안 된다. 주일예배 준비를 핑계로 연합예배 주변 쓰레기를 방치하거나, 예배 직후 대중교통의 이용에서도 기독인다움을 지키도록 당부코자 한다.

전국 곳곳에서 드려지는 2014년 부활절연합예배가 새롭게 출발하는 연합예배인 만큼 참된 연합의 정신으로 한국사회에 그리스도의 부활의 기쁨을 전하는 예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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