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가 사실상 시작되었다. 후보자 등록이 5월 15, 16일 진행되고, 선거운동은 5월 22일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2월 4일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사실상 후보들의 선거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예비등록과 동시에 후보들은 사무실에 대형 걸개그림을 내걸었다. 또 어깨띠를 차고 길거리를 다니며 지역 주민들에게 명함을 돌리는 등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는 시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72명을 비롯해 모두 7246명의 후보가 등록,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후보가 많은 만큼 후보 가족과 선거운동원 등 직간접적으로 선거에 참여하는 국민의 수도 10만여 명에서 100만 명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여야 정당의 선거 참여도 과열될 것이고 방송사의 경쟁식 보도는 우리 사회를 들썩이게 할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나칠 정도로 정치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근대 이후 격동의 세월을 보내오는 과정에서 겪은 여러 사회적 상황과 분단,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위치, 지역 갈등을 조장한 정치권의 행태 등이 이를 가능케 했을 것이다. 겉으로는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사람들조차도 염증과 실망감으로 무관심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소한 문제도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다투는 여야 정치권과 이를 싸움 중계하듯 보도하는 언론은 이를 부추기고 있다. 그 과정에서 중앙정치에 치우쳐 지방선거는 소홀하게 생각하고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하지만 지방선거는 대통령과 여야, 즉 중앙정치에 대한 평가라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본질은 지역의 대표를 뽑는 것에 있다. 광역단체장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기초의원이나 광역의원, 기초단체장 등은 중앙 정치와 큰 관련이 없다. 물론 과거 지방선거는 지역의 명망가나 자신의 이익을 꿈꾸는 ‘토호'들의 독무대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민적 의식 성장과 출마자들의 변화로 적지 않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 지역에 출마한 후보가 누구며, 이들이 어떤 입장에서 있고, 어떤 공약을 내세우고 있느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좋은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지역 발전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예비후보들 또한 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큰 정치적 주제보다는 지역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주제, 그들의 삶에 밀접한 내용을 공약으로 개발하고 이를 통해 지역 주민과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당선을 위해 지역에 있는 다양한 이익 단체, 즉 향우회와 산악회를 비롯해 기업단체, 종교단체 등을 찾고 그들을 만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생계와 삶에 치여 침묵하고 있는 많은 일반 주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한다면 이는 지역 주민을 위한 대표라고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가능한 한 주민들을 직접 찾아 만나길 바란다.

아울러 예비후보들의 주일 교회 방문은 자제되어야 한다. 평일에 목회자를 만나 인사하고 지역의 민원을 청취하는 것이라면 환영하지만 주일 방문은 삼가라는 것이다. 기독자라면 주일에 다른 교회를 ‘방문'할 것이 아니라 ‘성도'로서 자신의 교회에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려야 한다. 비기독자라면 선거를 핑계로 교회를 방문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선거운동일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성도들은 인사차 방문한 후보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방문자 소개 시간에 간단히 소개하고 박수를 보내는 정도는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신앙인의 포용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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