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초부터 도하 각 일간지에 강남순복음교회(이하 강순교회) 명의의 광고가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내용인즉, 대지 750평, 연건평 3000평, 교인 2000여 명의 강순교회가 여의도순복음교회(이하 여순교회)에 400억 원(은행대출금 300억 원 포함)에 매각하기로 합의했으나 여순교회가 계약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500억 원으로 시작된 매매가가 400억 원으로 타협되었고 매각·인수 이행각서까지 작성했다고 한다.

▨… 사실 두 교회가 한국교회를 흙탕칠하고 있다는 판단은 순진하다. 교회와 교회 사이의 매각인수는 어제 오늘의 행태가 아니다. 기업인수나 합병처럼 오늘의 한국 기독교계에서는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다만 이번 사태가 세인의 눈길을 받게 된 이유는 아마도 여순교회가 조용기 목사의 후광 아래 있고 강순교회의 김성광 목사는 조 목사의 처남이라는 특수한 인간관계 탓일 게다.

▨… 아니, 그것보다 광고의 내용이 오묘해서(?) 다반사였던 일이 각광을 받는 결과를 낳은 것은 아닐까. “거짓말 때문에 교회-나라가 계속 혼란에 빠지고 있습니다. 대형교회 목사들이 거짓말하면 이 사회는 누가 책임지고, 이 나라의 미래는 어찌 되겠습니까? 구국기도운동: 거짓말 암덩어리를 제거하고 교회와 나라를 바로세워 대한민국을 정의로운 선진국으로 만듭시다.”

▨… 누가 광고문안을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광고효과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시쳇말로 ‘대박’이다. 교회의 매각, 인수도 사람 사는 세상의 일이니 기업 간의 M&A나 다를 바 없이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던 순진하지 않은 사람들의 눈까지도 치켜뜨게 만든 것이다. 어느 분이 말했다. “이 광고는 오늘의 한국교회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했지만, 이런 교회가 때로는 참말을 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다.”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 주후 70년, 예루살렘이 함락되자 960여 명의 경건한 유대인들은 마사다 요새로 피신하여 저항을 계속했다. 그러나 안식일에 골짜기를 메우는 로마군을 저지할 수 없었던 안식일법 준수의 유대인들은 함락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스라엘에서는 지금도 안식일에는 비행기가 뜨지 않는다. 교회의 교회다움을 유대인들의 안식일법 준수만큼 고집하는 교회는 전설 속에서나 찾아야 할까. 이 글에 가슴 답답해지는 사람은, 아직은 순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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